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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된 뒤부터 아침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알람이 여러 번 울려도 일어나지 못했고, 겨우 눈을 뜬 뒤에도 한동안 이불 속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춘기라서 그런 줄 알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자 저도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아이를 빨리 바꾸려고 했던 제가 오히려 아이를 지치게 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경험입니다.

아침마다 아이를 재촉했습니다
학교에 늦을 것 같은 날이면 저는 방문부터 열었습니다.
“이제 정말 일어나야 해. 몇 시인지 알아?”
아들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리며 조금만 더 누워 있겠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방문을 열고 불을 켜는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이불을 걷고 가방까지 꺼내 놓았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움직이지 않으면 제 목소리는 점점 커졌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혼자 준비한다는데 너는 왜 매일 이러니?”
아들을 움직이게 하려고 꺼낸 말이었지만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아이는 천천히 일어나는 대신 이불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도 힘들어. 나 때문에 매일 아침이 전쟁이잖아.”
그 말을 듣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저는 아이를 돕는다고 생각했지만 아이에게는 자신 때문에 가족이 힘들어진다는 부담으로 남고 있었습니다.
괜찮은지 계속 묻는 것도 부담이었습니다
아이가 힘들어 보일 때마다 저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다녔습니다. 며칠 동안 표정이 좋지 보이면 이제 괜찮아졌다고 생각했고, 다시 침울해하면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불안했습니다.
저녁마다 아이에게 비슷한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은 좀 괜찮았어?”
“지난번에 편해진 것 같았는데?”
“학교에서 힘든 일은 없었어?”
저는 걱정해서 묻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대답을 피하거나 짜증을 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것마저 아이의 상태가 나빠진 표시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어느 날에도 평소처럼 질문을 이어가는데 아들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가 계속 확인하는 게 더 힘들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같은 말을 반복해서 걱정하는 동안 저 역시 매일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건넨 질문이 아이에게는 하루를 평가받는 것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질문을 줄이자 아이가 먼저 말했습니다
그날부터 질문을 조금씩 줄였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의 상태부터 확인하지 않고 밥은 먹었는지, 날씨가 더웠는지 같은 평범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말 없이 있는 시간이 어색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아이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좀 힘들었어.”
어느 날 아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랬구나. 오늘 하루 힘들었겠다.”
아들은 잠시 밥을 먹더니 친구와 있었던 일을 조금 더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해결책부터 꺼내지 않으니 아이도 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날 저는 질문을 많이 해야 대화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이가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시간도 필요했습니다.
고치려는 마음부터 내려놓았습니다
아이의 행동을 모두 대신해 주거나 무조건 기다리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 가야 하는 시간과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시간처럼 지켜야 할 일은 차분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다만 한 번 말한 뒤에는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이가 준비를 늦게 시작하면 예전에는 제가 옷과 가방을 챙겨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더 초조해졌고 저도 더 지쳤습니다.
이후에는 필요한 시간을 미리 알려 주고 아이가 자기 속도로 준비하도록 조금 떨어져 있었습니다.
물론 매번 잘되지는 않았습니다. 급한 날에는 저도 목소리가 커졌고 아이도 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그래도 다른 가족이 더 잘못했는지를 따지기보다 제가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아까 엄마가 너무 급하게 말했어.”
부모가 먼저 미안하다고 하면 아이가 부모를 가볍게 생각할까 걱정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자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무리
아이에게 편안한 날만 찾아온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침에는 스스로 일어나고, 어떤 날에는 방문 앞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과 달라진 점은 분명합니다. 아이는 힘들다는 말을 숨기지 않게 되었고,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해결책부터 꺼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조금씩 길어졌습니다.
“엄마, 요즘은 내가 힘들어 보여도 바로 안 물어보네.”
“네가 말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졌을 때 말해 줘.”
“엄마가 여기 있으니까.”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밥을 한 숟갈 더 먹었습니다. 아주 작은 장면이었지만 저는 그날을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예전의 저는 좋은 부모라면 아이가 힘들어하는 이유를 빨리 알아내고 해결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아이를 대신해 모든 문제를 풀어 주는 것보다 힘든 날에도 곁에 그대로 있어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조급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그럴 때마다 아이를 재촉하기 전에 제 마음부터 돌아보려고 합니다. 아이가 천천히 자기 속도를 찾는 동안 저도 천천히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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