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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언제가 부터인지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중 서현동113동현대아파트에 사는 김민지 어머니가 금요일날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상담을 해서 같이 찾아 갔습니다. 2025년 5월에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아든 날, 저도 모르게 한숨부터 나왔습니다. 아니 우리 아이가 점수가, 반에서 이정도 까지 등수가 내려갔는지 하고. 그래서 민지엄마강 간 곳에 마침 질문직담 하는 상담사가 있어서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상담사가 건넨 한마디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어머니입니다." 서운함보다 뜨끔함이 먼저였던 건, 어딘가 맞는 말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바심이 아이를 작게 만든다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 몇 달은 정말 불안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나름 성실하게 공부하던 아이가, 고1이 되자마자 책상 앞에 앉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그냥 두면 알아서 하겠지 싶다가도, 성적표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제가 직접 상담을 받아보니, 상담사는 이 상황을 "부모의 불안 전이(Anxiety Transfer)" 문제로 짚었습니다. 불안 전이란, 부모가 느끼는 걱정과 초조함이 말이나 표정, 행동을 통해 아이에게 그대로 흘러들어가는 현상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엄마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해진다는 겁니다. 아이는 공부를 못하는 것보다 엄마의 실망한 눈빛이 더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제 표정 하나로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아이는 그걸 온몸으로 받아냈을 테고, 오히려 공부에서 더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담사가 "아이보다 먼저 어머니가 대범해져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 이유가 거기 있었습니다.
- 부모의 불안 전이: 부모의 감정이 말·표정·행동으로 아이에게 전달되는 현상
- 성적 하락에 과도하게 반응하면 아이의 자기효능감(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낮아질 수 있음
- 집안 분위기 자체가 아이의 학습 동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
사춘기는 원래 시행착오의 계절이다
상담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말은 이거였습니다. "사춘기는 시행착오(Trial and Error)를 통해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입니다." 여기서 시행착오란 단순히 실수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부딪히고 깨달으면서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발달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이 억압되거나 생략되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오히려 더 큰 방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의 성적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출처: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청소년 진로 연구 자료를 보면, 고등학교 1학년 시기의 학업 성취도보다 학습 동기와 자기주도성이 장기적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당장의 성적보다 아이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느끼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때 느낀 건, 제가 아이에게 줘야 할 건 문제집이 아니라 여유였습니다. "사춘기엔 다 그런 거야,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그 한마디가 백 번의 잔소리보다 아이의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자기효능감이란 어떤 과제를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내면의 믿음으로,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가 제시한 개념입니다. 이 믿음이 약해지면 아이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됩니다.
| 부모의태도 | 아이에게 나타날수 있는 변화 |
| 반복적인 잔소리 | 자심감 감소 |
| 아이를 믿지 못함 | 자기효능감 저하 |
| 다른 아이와의 비교 | 자존감 하락 |
| 작은 성공을 칭찬 | 자신감 향상 |
| 믿고 기다려 줌 |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 항상 |
부모 태도가 바뀌어야 아이가 바뀐다
상담이 끝날 무렵, 상담사가 한 가지를 더 덧붙였습니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남편을 대하는 태도는 따로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정 안에서 어머니가 내뿜는 긴장감과 쫀쫀함은 아이에게도, 배우자에게도 동시에 영향을 줍니다. 제 경우엔 그 말이 좀 아팠습니다. 가족 전체의 심리적 분위기, 즉 가족 항상성(Family Homeostasis)을 제가 흔들고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했으니까요.
가족 항상성이란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일정한 심리적 균형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불안 신호를 내보내면, 그 균형 자체가 불안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상담사는 조바심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지금 내가 작은 일을 크게 키우고 있지는 않은가"를 스스로 되묻는 연습을 권했습니다.
다만, 제 생각을 보태자면 — 모든 학업 부진의 원인을 부모의 태도 하나로 단정 짓는 건 다소 단순화된 진단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출처: 국립특수교육원의 학습 동기 연구를 보면, 청소년의 학습 참여도에는 또래 관계, 교사와의 상호작용, 학습 환경 같은 요인들도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부모 태도가 중요한 건 맞지만, 아이 스스로의 학습 동기나 학교 환경도 함께 살펴봐야 균형 잡힌 접근이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1 아이가 공부를 안 하면 무조건 사춘기 탓인가요?
A. 사춘기의 특성이 분명히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전부 사춘기 탓으로 돌리는 건 위험합니다. 제 경험상, 아이가 공부와 멀어지는 이유는 또래 관계 변화, 학습 방식의 전환(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오는 격차), 심리적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춘기를 이해하되, 아이와 직접 대화로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Q. 부모가 성적에 관심을 아예 끊어야 하나요?
A. 관심을 끊으라는 게 아니라, 반응의 온도를 낮추라는 겁니다. 성적이 떨어졌을 때 집안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는 것과, 조용히 "어떤 부분이 어려웠어?" 하고 묻는 건 완전히 다른 접근입니다. 제가 직접 바꿔봤는데, 후자로 대화했을 때 아이가 훨씬 솔직하게 속을 털어놓더라고요.
Q. 아이 스스로 공부 의지를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의 출발점은 아이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느끼는 경험입니다. 여기서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습 목표 설정부터 방법 선택, 평가까지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이끌어가는 방식을 뜻합니다. 부모가 방향을 강요하기보다, 아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작은 성공 경험을 쌓도록 옆에서 지지하는 역할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Q. 상담을 받으러 가면 뭐가 달라지나요?
A. 제가 직접 가보니, 아이 문제를 이야기하러 갔다가 결국 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됐습니다. 상담의 가장 큰 효과는 "내 감정 패턴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바꾸려는 목적보다 부모 자신의 반응 방식을 돌아보는 기회로 접근하면 훨씬 실질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결론
상담을 다녀온 뒤, 저는 한 가지를 바꿨습니다. 성적표를 받는 날, 더 이상 한숨을 먼저 내쉬지 않기로 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조바심이 올라올 때마다 "지금 내가 작은 걸 크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를 속으로 되뇌는 연습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를 바꾸려는 시도보다 내 반응 방식을 먼저 점검해보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이 부모에게만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내가 바뀔 수 있는 가장 빠른 변수라는 건 분명합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큰 복이라는 말, 저는 아직도 가끔 꺼내 씹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