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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태어나자 아기가 되어버린 아들, 그때는 왜 그러는지 몰랐습니다

think80056 2026. 8. 27. 00:03

목차


    딸들이 태어난 뒤였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바닥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기어 다니면서 아기처럼 “응애, 응애” 하고 울기까지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동생이 입에 물고 있던 쪽쪽이를 슬쩍 빼앗기도 했습니다.
    “너 왜 그래? 이제 오빠잖아.”
    저희도 모르게 이런 말을 자주 했습니다.
    동생을 괴롭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빠가 그러면 안 되지.”
    지금 생각하면 아들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
    어제까지 자신에게 향하던 가족의 관심이 어린 동생들에게 나뉘기 시작했고, 주변에서는 자꾸만 자신을 ‘오빠’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들은 아직 어린아이였습니다.
    그때는 저도 그런 생각까지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동생이 생기면 첫째가 질투도 하고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아들의 아기 흉내는 생각보다 노골적이었습니다.
    동생처럼 기어 다니고, 동생처럼 울고, 심지어 동생이 사용하는 쪽쪽이까지 탐냈으니까요.
    아들은 정말 아기가 되고 싶었던 걸까요?

     

    “오빠가 그러면 안 돼”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비슷한 말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넌 형이잖아.”
    “넌 언니니까 양보해야지.”
    “오빠가 동생한테 그러면 안 되지.”
    저희 집도 그랬습니다.
    특히 아들이 동생들을 괴롭히면 자연스럽게 “오빠가 그러면 안 된다”라고 했습니다.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동생을 괴롭히거나 때리는 행동을 그냥 놔둘 수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조금 다른 면도 보였습니다.
    동생들에게는 “아기니까”가 허용되는 일이 많았는데 아들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오빠니까”가 따라붙었던 겁니다.
    그렇다고 아들의 행동을 모두 받아준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특별한 방법으로 고치려고 애쓰지 않았는데도 아기 흉내가 조금씩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돌이켜보니 아들에게는 부모 말고도 관심을 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장남이었던 아들을 많이 예뻐하셨습니다. 동생들이 태어난 뒤에도 아들을 반겨주고 관심을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그것과 아들의 행동을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엄마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머, 우리 애도 그랬는데…” 다른 엄마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아이 이야기를 하던 중 한 엄마가 말했습니다.

    “어머, 우리 애도 그랬는데….”
    그 집도 동생이 생긴 뒤 첫째 때문에 한동안 꽤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과는 지나가는 과정이 조금 달랐습니다.
    그 엄마 말로는 아이가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봤다고 합니다.
    아빠가 아이와 함께 자기도 하고, 아이가 갖고 싶어 하는 인형이나 로봇 같은 장난감도 마련해 줬다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상을 보여주면서 동생에게만 쏠려 있던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졌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 집에서 사용한 장난감이나 애니메이션이 모든 아이에게 통하는 해결책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 엄마가 실제로 자기 아이에게 해봤던 방법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 집을 돌아보니 방법은 달라도 묘하게 비슷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 아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계속 관심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집 아이는 아빠가 함께 자주고,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놀이 등으로 관심을 넓혀갔습니다.
    방법은 달랐지만 아이가 ‘나는 이제 관심 밖이야’라고 느끼지 않도록 해준다는 점에서는 비슷했습니다.
    그제야 아들이 바닥을 기어 다니며 “응애” 했던 모습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방법은 달라도 부모들이 결국 했던 일은 비슷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TV나 인터넷에서 육아 전문가나 상담사들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듣게 됩니다.
    표현은 조금씩 달라도 동생이 생긴 뒤 첫째가 갑자기 아기처럼 행동할 때 행동 자체만 야단치기보다 첫째에게도 여전히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 아들이 생각납니다.
    당시에는 ‘퇴행 행동’ 같은 말을 생각하면서 아이를 키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들이 기어 다니면 일어나라고 했고, 동생을 괴롭히면 혼냈고, 쪽쪽이를 빼앗으면 다시 동생에게 돌려줬습니다.
    그게 우리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아들의 행동만 고치려고 하는 것과 아들이 왜 갑자기 아기처럼 행동하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아이마다 맞는 방법도 다를 겁니다.
    어떤 아이는 엄마 아빠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고, 어떤 아이는 아빠와 노는 시간이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아이는 좋아하는 놀이와 장난감에 빠져들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방법 하나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방법은 달라도 원리는 비슷할 수 있습니다.
    동생이 생겼다고 해서 부모의 사랑까지 동생에게 빼앗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이가 느끼게 해주는 것.
    그리고 아이의 세상이 동생에게만 머물지 않도록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와 사람, 활동을 다시 만들어주는 것.
    돌이켜보면 두 집에서 했던 일도 결국 그 방향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첫째가 갑자기 아기처럼 행동하면 모른 척해야 할까요

    A. 저는 행동을 무조건 받아주거나 무조건 야단치는 두 가지 중 하나만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험하거나 동생을 괴롭히는 행동은 막되, 왜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하는지도 같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Q. 장난감이나 애니메이션으로 관심을 돌려도 될까요?

    A. 제가 들었던 다른 엄마는 실제로 그런 방법도 사용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장난감이나 영상 자체가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아이에게 즐거운 관심거리를 만들어준 여러 방법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무리

    아들이 바닥을 기어 다니며 “응애” 하던 모습을 당시에는 그저 철없는 행동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제 오빠인데 왜 저러지?”

    오히려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른 부모의 이야기도 듣고,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도 접하면서 조금씩 다르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첫째는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 갑자기 큰아이가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아들에게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관심이 있었고, 다른 집 아이에게는 아빠와의 시간과 좋아하는 장난감, 애니메이션 같은 새로운 관심거리가 있었습니다.

    방법은 서로 달랐습니다.

    그런데 결국 아이에게 전하고 있었던 것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동생이 생겨도 네 자리가 없어진 것은 아니야.”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오빠가 그러면 안 돼”라는 말을 하기 전에 한 번쯤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동생들이 태어나도 너는 여전히 우리에게 소중한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