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초등학생 아들이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늦잠을 자도 제가 몇 번 부르면 일어나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배가 아픈 것도 아니고 열이 나는 것도 아니라면서 학교만은 가지 않겠다고 버텼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곤하거나 숙제를 하지 않아서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옷을 입히려 할수록 아이의 표정은 굳어졌습니다. 학교에 보내는 일만 생각했던 저는 먼저 아이가 왜 교실에 들어가기 힘들어하는지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학교는 가야지”라고 재촉했습니다
등교 시간이 가까워지자 저도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누구나 학교에 가기 싫은 날은 있어.”
“일단 가면 괜찮아질 거야.”
저는 아이를 안심시키려고 한 말이었지만, 아들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는 표정으로 다시 이불을 덮었습니다. 계속 늦으면 안 된다고 재촉하자 결국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날은 학교에 보내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마음을 닫은 상태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면 이유를 들을 기회까지 놓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시계를 보지 않고 아이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신 한 가지만 물었습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
이유를 묻기 전에 먼저 기다렸습니다
아들은 처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계속 질문하면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갈 것 같아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한참 뒤 아이는 며칠 전 친구와 다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쉬는 시간에 말다툼이 있었고, 친구와 서로 밀치는 과정에서 얼굴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주변 아이들이 보고 있었던 것도 창피했다고 했습니다. 다음 날 교실에 들어가면 친구들이 자신을 쳐다볼 것 같아 무섭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저는 바로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을 먼저 하면 아이가 다시 입을 닫을 것 같았습니다.
“많이 놀랐겠구나. 다시 교실에 들어가는 것도 걱정됐겠다.”
제가 아이의 기분부터 받아주자 그제야 아이는 처음부터 있었던 일을 조금씩 설명했습니다. 부모가 해결책을 말하기 전에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끝낼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학교에는 판단보다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만 듣고 상대 아이를 탓하거나 학교에 화부터 내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본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가 말한 내용과 집에서 보인 변화를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에게 아이가 며칠 전 친구와 다툰 뒤 등교를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바로 결정해 달라고 하기보다 당시 상황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함께 알렸습니다. 교실에 들어갈 때 친구들이 쳐다볼까 두렵고, 쉬는 시간에 다시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학교와 이야기한 뒤에는 아이가 힘들 때 잠시 머물 수 있는 장소와 도움을 요청할 선생님을 확인했습니다.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말보다 학교에서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됐습니다.
한 번에 예전처럼 돌아가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들이 곧바로 씩씩하게 학교에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관에서 다시 멈췄고 제 손을 놓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저는 “이제 다 해결됐잖아”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정했습니다. 학교 앞까지 가기, 선생님을 만나기, 교실에 들어가기처럼 한 단계씩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힘들다고 말하면 어느 부분이 가장 어려운지 물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뒤에는 “오늘은 울지 않았네”보다 아이가 해낸 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해주었습니다.
“걱정됐는데도 선생님에게 먼저 인사했구나.”
“힘들 때 누구에게 말할지 기억했네.”
며칠이 지나자 아이는 아침마다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일이 줄었습니다. 모든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문제가 생기면 부모와 선생님에게 말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Q. 아침마다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했나요?
A. 등교 시간만 생각하며 재촉하지 않고 먼저 몸이 불편한지, 학교에서 걱정되는 일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아이가 바로 대답하지 않으면 잠시 기다렸다가 식사하거나 이동할 때 다시 가볍게 말을 걸었습니다.
Q. 아이가 이유를 말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대화했나요?
A. 여러 질문을 연달아 하지 않았습니다. “말하고 싶을 때 이야기해도 괜찮아”라고 알려주고 부모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끝까지 들으려고 했습니다.
마무리
처음에는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할 때마다 버릇이 될까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학교는 반드시 가야 해”라는 말부터 했습니다. 그러나 재촉할수록 아이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숨기고 마음을 닫았습니다.
제가 먼저 멈춘 것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는 노력이 아니라, 이유를 듣기 전에 같은 말을 반복하는 습관이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뒤 학교에 사실을 전달하고, 다시 교실에 들어가기까지 작은 단계를 함께 정했습니다.
지금도 아들이 학교에서 속상한 일을 모두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아침에 표정이 좋지 않으면 “왜 또 그래?”라고 다그치기보다 “오늘 걱정되는 일이 있어?”라고 묻습니다. 학교에 보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아이가 힘든 일을 혼자 감추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