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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더듬는 아이, 다그치면 왜 더 심해질까요? 부모가 직접 겪고 바꾼 것들

think80056 2026. 7. 23. 11:47

목차


    아이가 어렸을 때 우리 아이는 말이 조금 늦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이가 말을 더듬을 때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천천히 말해봐.”
    “다시 한번 말해봐.”
    저는 이런 말이 당연히 아이를 도와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해서 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받으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에 따라서는 이런 말이 반복될수록
    ‘나는 말을 제대로 못 하고 있구나’라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와 그동안 제가 아이에게 했던 말을 하나씩 떠올려봤습니다.
    도와준다고 했던 말이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아이의 말을 고치는 것보다 아이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습니다

    책읽는 아이

    말 더듬,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말 더듬을 단순히 ‘말이 조금 느린 아이에게 나타나는 문제’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알아보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말 더듬은 말의 흐름이 반복되거나 길어지거나 막히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소리나 음절을 반복하거나, 특정 소리를 길게 늘이거나, 말이 나오지 않아 잠시 막히는 모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언어청각협회(ASHA)에 따르면 말 더듬은 흔히 어린 시기에 시작하며 여러 요인이 관련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가 잘못 키워서 말 더듬이 생긴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부모에게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내가 아이에게 너무 빨리 말했나?’
    ‘내가 잘못해서 이렇게 됐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죄책감을 갖는 것보다 아이의 말하기가 언제 편해지고 언제 힘들어지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됐습니다.

    미국언어청각협회(ASHA) 말더듬 안내⁠

    우리 아이는 환경이 바뀔 때 더 힘들어했습니다

    제가 직접 아이를 지켜보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평소 집에서는 그럭저럭 말을 잘하던 아이가 새로운 환경이나 사람들 앞에서는 훨씬 힘들어 보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발표처럼 여러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이의 표정부터 달라졌습니다.
    한번은 발표를 한 뒤 친구들의 반응을 의식한 이후부터 집에서도 말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원래는 하루 종일 조잘조잘 이야기하던 아이였는데 꼭 필요한 말만 짧게 하고 입을 다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그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신호인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저녁 식탁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보라고 재촉하다가 아이가 결국
    “나 말 못 해.”
    라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순간 저는 처음으로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말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는 순간 자체가 부담스러워지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었습니다.

    요약: 잘못된 부모 대응은 아이에게 말하기 실패의 경험을 반복시켜 회피 행동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그만둔 말

    그날 이후 가장 먼저 줄인 것이 있습니다.
    “천천히.”
    “다시 해봐.”
    “똑바로 말해봐.”
    였습니다.
    이 말들이 모든 아이에게 반드시 해롭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말을 더 잘하도록 만드는 것보다 ‘지금 내가 말을 잘하고 있는지 검사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말을 더듬으면 문장을 대신 끝내주지 않고 기다려봤습니다.
    말을 고쳐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아이의 입보다 눈을 보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아이의 말이 막히면 저도 모르게 다음 단어를 대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몇 초를 그냥 기다리는 것이 부모에게도 연습이 필요했습니다.

    집에서 실제로 바꿔본 방법

    저희 집에서 가장 먼저 바꾼 것은 특별한 교재나 훈련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말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말하는 속도를 조금 늦췄습니다.
    아이에게 질문을 연달아 하지 않고 대답할 시간을 조금 더 줬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말을 끝내기 전에 제가 문장을 완성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식이었습니다.
    “오늘 유치원에서 뭐 했어?”
    아이가 말을 더듬으면,
    “그림 그렸어? 친구랑 놀았어?”
    하고 제가 계속 답을 제시했습니다.
    바꾼 뒤에는 질문을 하나만 하고 기다렸습니다.
    “오늘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
    그리고 아이가 대답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몇 초가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지만 기다렸습니다.
    제가 편안한 표정을 유지할수록 아이도 조금 덜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경험을 하면서 저는 아이에게 말을 가르치는 것보다 말할 시간을 주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발표를 앞두고는 연습보다 부담을 줄여봤습니다

    예전의 저는 발표가 있으면 반복해서 연습시키는 편이었습니다.
    잘 외우면 긴장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오히려
    ‘나는 실수하면 안 된다’
    는 부담이 더 커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접근을 바꿨습니다.
    발표 전날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조금 막혀도 괜찮아. 네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돼.”
    발표를 완벽하게 하느냐보다 아이가 말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 말을 했다고 다음 날 갑자기 말 더듬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가 발표하러 가는 아침의 표정은 전보다 편안해 보였습니다.
    저에게는 그 변화도 상당히 크게 느껴졌습니다.

    요약: 부모의 말 속도 조절과 기다려주는 태도가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언어치료의 시작입니다.

    제가 해보니 달랐던 부모의 말

    대화가이드
    제가 해보니 달라던 말들

    제가 해보니 달랐던 부모의 말

    이 표의 오른쪽 방법이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치료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저희 집에서 아이의 말하기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던 방법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 구분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전문가에게 물어봐야 할까요?

    저도 처음에는
    ‘조금 더 기다리면 없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어린아이의 말더듬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아이가 자연스럽게 좋아질지를 부모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말더듬이 계속되거나 심해지고, 말을 할 때 몸에 힘이 들어가거나, 아이가 말하기를 피하거나, 자신의 말에 대해 불안·좌절을 보인다면 전문가의 평가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국립 청각·의사소통장애 연구소(NIDCD)도 말더듬이 몇 달 지속되거나 힘겹게 말하는 모습, 말하기를 피하는 모습 등이 있다면 평가를 받아볼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국 NIDCD 말더듬 정보⁠
    한국에서는 우선 소아청소년과에서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 상태를 상담하거나, 언어재활사·언어치료기관 등에서 말과 언어 발달에 대한 평가를 문의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심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치료한다’가 아니라, 부모가 걱정될 정도라면 평가를 받아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 자체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요약: 발표 상황에서 완벽함보다 심리적 안전감을 먼저 챙기는 것이 중요하며, 말더듬이 만성화되기 전 전문가 개입을 고려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 말더듬이 저절로 나아지기도 하나요?

    A.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같은 경과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몇 개월만 기다리면 무조건 괜찮아진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아이의 변화와 말할 때 힘들어하는 정도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천천히 말해봐"라고 하면 진짜 안 되나요?

    A. 한두 번의 말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아이가 더듬을 때마다 반복해서 속도를 지적하면 아이가 자기 말하는 방식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될 수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아이에게 천천히 말하라고 요구하기보다 부모인 제가 먼저 편안한 속도로 이야기하고 기다려주는 방법이 더 잘 맞았습니다.

    Q. 말을 더듬으면 문장을 대신 완성해 줘도 될까요?

    A. 저도 예전에는 많이 그랬습니다. 아이가 힘들어 보여 도와주는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가능한 한 아이가 자신의 말을 끝낼 시간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Q.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선생님께 알려야 할까요?

    A. 저라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만 ‘우리 아이가 말을 못 합니다’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아이가 말할 때 재촉하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 달라, 친구들 앞에서 말 더듬을 지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점처럼 구체적으로 부탁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됐습니다..

    부모가 선생님께 이렇게 부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선생님께 어렵게 설명하기보다 이렇게 말씀드릴 것 같습니다.
    “아이가 말할 때 조금 막히더라도 대신 말해주거나 빨리 말하라고 하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이가 말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말 더듬을 선생님에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집에서만 편안하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는 계속 긴장한다면 가정에서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둘러싼 어른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기다려주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결론 — 아이의 말을 고치기 전에 제가 말하는 방법부터 바꿨습니다

    그때 저는 제가 아이에게 했던 말을 하나씩 되짚어봤습니다.
    도와주려고 했던 말이 오히려 아이에게
    ‘나는 말을 잘 못해.’
    라는 생각을 반복해서 확인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계속 자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때부터 무엇을 바꾸느냐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말을 더듬지 않게 만드는 것만 목표로 삼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아이가 집에서만큼은
    말이 조금 막혀도, 시간이 오래 걸려도, 끝까지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를 만들어주려고 했습니다.
    아이의 말을 대신 끝내지 않고 기다리는 몇 초.
    질문을 하나 덜 하는 것.
    “다시 말해봐”라는 말을 삼키는 것.
    제가 먼저 천천히 이야기하는 것.
    하나하나는 아주 작은 변화였습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서 대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가 이 글을 읽는다면, 저는 무엇보다 아이의 말보다 먼저 아이의 표정을 한번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말더듬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말하기 자체를 피하기 시작한다면 부모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현재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미국 국립청각언어장애연구소(NID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