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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파요” 반복하는 아이, 꾀병이 아닐 수 있는 이유

think80056 2026. 7. 23. 09:55

목차


    아이가 자꾸 “배 아파”라고 하면 부모는 처음에는 걱정합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하고, 다음 날에는 멀쩡하게 놀다가 학교에 가는 날이나 시험을 앞두고 또 배가 아프다고 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특히 비슷한 상황에서 반복해서 배가 아프다고 하니 어느 순간부터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아픈 걸까? 학교 가기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닐까?’
    지금 생각하면 제가 가장 먼저 알아야 했던 것은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과 아이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반복적인 복통에는 변비나 감염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고, 검사에서 특별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장과 뇌의 상호작용과 관련된 기능성 복통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며 뒤늦게 알게 된 이 차이가 생각보다 중요했습니다.

    예민한아이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 왜 정말 배가 아플까요?

    예전의 저는 몸이 아프면 검사에서 반드시 원인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검사 결과가 괜찮다는 말을 들으면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이렇게 묻게 됐습니다.
    “그런데 왜 계속 아프다고 하지?”
    하지만 기능성 복통장애에서는 장 자체에 눈에 보이는 손상이 없어도 장과 뇌가 통증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에 영향을 받아 실제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마음속으로 아프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통증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통증을 만들어내거나 거짓말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야 아이에게 “꾀병 아니야?”라고 말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분명 아픈데 가장 가까운 부모가 믿어주지 않은 셈이었으니까요.

    요약: 소아 복통의 95%는 검사상 정상이며, 이는 꾀병이 아닌 심리적 스트레스가 신체로 전환된 신체화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저는 ‘언제 아픈지’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실제로 가장 도움을 받았던 것은 아이에게 계속 “배 아파?”라고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복통이 나타나는 상황을 관찰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아무 때나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생활, 시험이나 발표처럼 긴장되는 일이 있을 때 더 자주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휴대전화 메모장에 간단히 기록했습니다.

    • 언제 아팠는지
    • 학교 가기 전인지, 다녀온 후인지
    • 시험·발표 같은 일이 있었는지
    • 설사나 변비가 있었는지
    • 무엇을 먹었는지
    • 잠은 잘 잤는지
    • 통증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며칠 기록한다고 바로 답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록이 쌓이니 막연하게 “또 배가 아프대”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아이를 혼내기 전에 몸과 생활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지 먼저 살펴보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복통을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면 안 됩니다

    이 부분은 제가 지금 다시 글을 쓴다면 꼭 넣고 싶은 내용입니다.
    아이가 학교 가는 날마다 배가 아프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심리적인 문제”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복통은 변비, 위장관 감염, 음식과 관련된 문제, 요로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있다면 반복되는 스트레스성 복통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혈변이나 검은 변, 반복적인 구토,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 체중 감소나 성장 저하, 밤에 반복되는 설사, 오른쪽 위 또는 오른쪽 아래에 지속되는 통증 등이 대표적입니다.
    저 역시 지금 다시 같은 상황을 겪는다면 먼저 몸에 다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그다음 생활 속 스트레스나 불안을 함께 살펴볼 것 같습니다.

    요약: 심인성 복통은 과거의 부정적 경험이 기억으로 굳어져 비슷한 상황 앞에서 반복 유발되며, 부모의 과도한 확인 질문이 오히려 증상을 강화할 수 있다.

    “오늘도 배 안 아팠어?”를 줄여봤습니다

    제가 했던 실수 중 하나는 걱정이 너무 앞섰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바로 물었습니다.
    “오늘 배 안 아팠어?”
    “보건실은 안 갔어?”
    “약 먹어야 하는 거 아니야?”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한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순간부터 이런 질문을 조금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대신,
    “오늘 학교에서 재미있는 일 있었어?”
    “점심은 뭐 먹었어?”
    처럼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먼저 했습니다.
    배가 아프다고 이야기하면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 많이 불편했겠다.”
    먼저 그렇게 받아준 뒤 언제부터 아팠는지, 변비나 설사 같은 다른 증상은 없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제 경우에는 이 방법이 부모인 저에게도 도움이 됐습니다. 아이가 배가 아프다는 한마디를 할 때마다 제가 먼저 불안해지는 일이 조금씩 줄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미국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아이에게 사과했던 날

    상담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는 계속 자기 몸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저는 그 신호를 ‘꾀병’이라고 너무 쉽게 판단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네 배 아픈 걸 안 믿어줘서 미안해. 네가 진짜 불편했던 걸 이제 알겠어.”
    아이가 특별한 말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조용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때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보다 먼저 아이의 말을 믿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또 배 아파?”보다 “어떤 때 더 불편한 것 같아?”라고 물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요약: 통증을 먼저 인정하고, 불안의 원인이 된 상황을 함께 낮춰주는 것이 심인성 복통 대응의 핵심이며, 잦은 확인보다 일상 속 안정감이 회복을 앞당긴다.

    집에서 제가 해본 방법

    제가 아이와 생활하면서 도움이 됐던 방법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복통 자체만 계속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가능한 일정하게 유지하고 학교생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눴습니다.
    시험이나 발표처럼 긴장되는 일이 있다면 결과보다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예전에는 “잘해야지”라는 말을 많이 했다면 나중에는 “틀려도 괜찮아. 준비한 만큼 해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배가 아프다고 하면 곧바로 꾀병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통증은 인정하되 아이의 하루 전체가 복통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
    제가 경험하면서 찾은 균형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약이나 유산균을 먹이면 해결될까요?

    이 질문도 부모라면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인 복통은 원인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변비가 원인이라면 변비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은 장-뇌 상호작용 장애라면 식생활 조절, 심리치료, 프로바이오틱스나 약물 등을 상황에 따라 의료진이 고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가 자주 아프니 일단 유산균부터 먹이자”처럼 한 가지 방법으로 모든 반복성 복통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아이의 증상과 원인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기록해두면 진료할 때 도움이 되는 것

    저처럼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주일 정도만 간단하게 기록해도 좋습니다.
    날짜 / 아픈 시간 / 통증 위치 / 지속시간 / 식사 / 배변 상태 / 학교·시험·발표 등 특별한 일 / 함께 나타난 증상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실제로 진료에서도 단순히 “배가 자주 아파요”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이의 증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 복통이 꾀병인지 진짜인지 어떻게 구별하나요?

    A. 특정 상황(시험, 등교, 발표) 직전에만 반복되고, 병원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심인성 복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아청소년 복통의 90~95%가 기질적 이상 없이 나타나며, 이 경우 '꾀병'이 아니라 불안이 신체로 표현된 것입니다. 패턴이 반복된다면 소아청소년과 또는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Q. 아이한테 "꾀병이지"라고 말하면 왜 안 되나요?

    A. 아이가 실제로 느끼는 신체 통증을 거짓으로 규정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신체화 증상은 뇌-장 축을 통해 발생하는 실제 감각이므로 아이 입장에서는 분명히 아픕니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고통을 부정당한 것과 동시에 불안까지 이중으로 짊어지게 되어 더 위축되고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Q. 아이 복통에 소화제나 유산균을 먹이면 효과가 있나요?

    A. 심인성 복통의 경우 소화제나 유산균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원인이 장이 아닌 심리적 불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변비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함께 있는 경우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약보다 불안의 원인을 함께 파악하고 낮춰주는 접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Q. 부모가 매일 "오늘 배 안 아팠어?" 물어보는 게 왜 문제가 되나요?

    A. 이 질문이 아이에게 복통 기억을 반복적으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질문을 받는 순간 다시 그 상황을 떠올리고 불안을 재경험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걱정되더라도 물어보는 횟수를 의식적으로 줄이고 일상적인 대화를 늘리는 쪽이 아이를 훨씬 빨리 안정시켰습니다.

    결론- 제가 이 일을 겪고 가장 크게 바꾼 한 가지

    예전의 저는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먼저 “왜?”를 찾았습니다.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먼저 “아팠구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원인을 찾아봅니다.
    검사가 정상이라고 해서 아이가 느끼는 통증까지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스트레스가 의심된다고 해서 모든 복통을 심리적인 문제라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저처럼 아이의 반복되는 복통 때문에 “정말 아픈 걸까?”라는 생각을 해본 부모가 있다면, 먼저 아이가 언제 아픈지 며칠 동안 기록해 보셨으면 합니다.
    저에게는 그 작은 기록이 아이를 ‘꾀병 부리는 아이’가 아니라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아이로 다시 바라보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 이 글은 아이를 키우며 겪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신력 있는 건강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개인의 경험은 모든 아이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으며, 반복되거나 심한 복통은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