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아들이 약속을 항상 완벽하게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을 조금만 더 하겠다고 조르는 날도 있고, 저도 매번 차분하게 말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갑자기 휴대전화를 빼앗으며 크게 싸우는 일은 줄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같은 기준을 세우고 끝나는 시간을 미리 알려주자 아이도 어느 시간에 게임을 멈춰야 하는지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게임을 오래 하는 아이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싸움이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부모의 반응이 싸움을 더 크게 만든 날도 많았습니다.
“또 게임이야?”
이 말로 대화를 시작하면 아이는 아무 문제가 생기기 전부터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지금은 어떤 게임을 하는지, 누구와 함께하는지 먼저 물어보려고 합니다.
약속한 시간이 되었을 때도 게임 자체를 나쁜 것으로 몰아붙이지 않습니다.
“게임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니야. 오늘 약속한 시간이 끝난 거야.”
이렇게 말한다고 아이가 항상 기분 좋게 휴대전화를 내려놓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잘못된 행동으로 취급하지 않으니 예전처럼 처음부터 큰 싸움으로 번지는 일은 줄었습니다.
게임 시간을 줄이는 일은 휴대전화를 아이의 손에서 빼앗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끈 뒤의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함께 찾아야 했고, 부모가 먼저 같은 말을 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스스로 게임을 끝내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아들을 바꾸려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결국 먼저 바뀐 것은 부모의 말과 태도였습니다. 완벽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게임 때문에 매번 서로를 미워하는 것 같은 저녁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