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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방금 말했는데 왜 또 잊어버리지?”
“숙제하라고 했는데 10분 뒤에 보면 왜 다른 걸 하고 있지?”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번씩 이야기해도 준비물을 빠뜨리고, 해야 할 일을 하다가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리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금세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목소리가 커질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지켜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정말 내 말을 무시하는 걸까? 아니면 알고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려운 걸까?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어떻게 더 강하게 훈육할까?’보다 ‘우리 아이는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걸까?’를 먼저 살펴보려고 했습니다.

산만하다고 모두 ADHD는 아닙니다
아이가 산만하면 부모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말 중 하나가 ADHD입니다.
하지만 산만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ADHD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피곤하거나 잠이 부족할 때도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고, 학교생활에 스트레스가 있거나 불안한 일이 있을 때도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면서 좋아하는 놀이에는 오랫동안 집중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를 볼 때 한 가지 행동보다 전체적인 생활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ADHD 정보에서도 진단은 단순한 검사 하나가 아니라 아이와 보호자 면담, 행동관찰, 설문 등을 종합해 평가한다고 설명합니다. 학교 성적표나 생활기록부, 교사의 관찰 내용 등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즉,“우리 아이가 산만하다 = ADHD다”
라고 부모가 먼저 결론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행동을 유심히 살펴봐야 할까요?
아이에게 가끔 나타나는 행동과 일상생활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만드는 행동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모습이 반복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준비물이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 어려워한다.
숙제나 해야 할 일을 시작하고도 끝내기 어렵다.
주변의 작은 소리나 움직임에 쉽게 주의가 흐트러진다.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오는 일이 많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지적받는다.
ADHD의 핵심적인 증상은 크게 주의 산만, 과잉행동, 충동성으로 나눈다고 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런 특징이 단순히 집에서만 잠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에서 지속되고 실제 생활에 어려움을 만드는지를 함께 본다는 것입니다.
요약: 아들이 말을 안 듣는 건 버릇 문제가 아니라 성별 특성과 신경 발달 특질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으므로, 먼저 그 본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말하면 더 어려워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에 가서 옷 갈아입고, 가방 정리하고, 숙제하고, 다 하면 밥 먹어.”
부모에게는 간단한 지시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방에 들어간 뒤 다른 물건을 발견하고 놀기 시작하거나 첫 번째 일만 하고 나머지는 잊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다시 화를 냈습니다.
“내가 방금 뭐라고 했어?”
하지만 생각을 바꿔봤습니다.
한 번에 한 가지씩 말해봤습니다.
“먼저 옷 갈아입자.”
끝나면,
“이제 가방을 정리하자.”
그리고 다음 행동으로 넘어갔습니다.
해야 할 일을 여러 개 한꺼번에 말하는 것보다 짧고 구체적으로 한 가지씩 알려주는 방법이 아이에게 훨씬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이것은 아이를 봐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행동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도록 환경을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 마!”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했습니다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런 말일 수 있습니다.
“뛰지 마.”
“떠들지 마.”
“장난하지 마.”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르게 말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집 안에서는 걸어 다니자.”
“지금은 의자에 앉아서 밥을 먹자.”
“숙제 10분 하고 나서 쉬자.”
하지 말아야 할 행동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것입니다.
산만한 아이에게는 긴 설명보다 짧고 명확한 지시가 더 이해하기 쉬울 때가 있습니다.
잘못했을 때보다 잘했을 때 바로 말해주었습니다
산만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도 모르게 잘못한 행동만 보게 됩니다.
“또 잊었어?”
“또 뛰어다니네.”
“또 정리를 안 했어.”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스스로 가방을 정리했을 때 이렇게 말해봤습니다.
“오늘은 말하기 전에 가방부터 정리했네. 잘했어.”
단순한 칭찬이지만 아이에게는 어떤 행동을 다시 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착하다”라는 막연한 칭찬보다 무엇을 잘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규칙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많습니다.
숙제, 식사, 정리, 씻기, 취침시간, 휴대전화….
하지만 모든 것을 동시에 고치려고 하면 부모도 지치고 아이도 계속 실패합니다.
저는 가장 중요한 규칙 몇 가지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① 학교에 갈 준비
② 숙제
③ 취침시간
이 세 가지부터 일정하게 유지하고 나머지는 조금씩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어제는 괜찮고 오늘은 혼나는 식으로 기준이 계속 바뀌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아이에게는 강한 목소리보다 예측할 수 있는 규칙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구분해 보려고 했습니다
이 부분이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부분입니다.
부모가 보기에는 똑같이 ‘말을 안 듣는 행동’처럼 보여도 이유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정말 하기 싫어서 거부하는 행동도 있을 수 있고,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고, 다른 자극에 주의가 빼앗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야단치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봤습니다.
“아빠가 방금 뭐 해달라고 했는지 기억나?”
아이가 정말 기억하지 못한다면 다시 짧게 설명합니다.
반대로 알고 있으면서 계속 미루는 상황이라면 그때는 미리 정해둔 규칙을 적용합니다.
이해하지 못한 것과 규칙을 지키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
저에게는 이것이 훈육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그런데 언제 전문가에게 상담해야 할까요?
여기서부터는 부모가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산만함이 조금 있다고 모두 병원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이 오랫동안 반복되고 아이의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실제 어려움을 만들고 있다면 전문적인 평가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집중 문제로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거나,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생기거나, 충동적인 행동 때문에 친구 관계가 계속 힘들어지거나, 준비물·숙제·일상생활 관리가 또래보다 현저하게 어렵거나, 부모가 여러 방법을 시도해도 가정생활이 계속 심한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ADHD 평가에서는 증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지뿐 아니라 가정과 학교처럼 두 곳 이상의 환경에서 나타나는지, 학업·사회생활 등에 실제 어려움을 일으키는지도 중요하게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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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한국 부모님들이 실제로 가장 궁금해할 부분입니다.
① 먼저 담임교사에게 학교에서의 모습을 물어보세요
집에서만 산만한 것인지 학교에서도 비슷한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업 중 집중은 어떤가요?”
“준비물을 자주 잊나요?”
“친구들과 있을 때 충동적인 행동이 있나요?”
처럼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좋습니다.
ADHD를 평가할 때도 부모의 이야기뿐 아니라 교사가 관찰한 학교생활 정보가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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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학교 상담실·Wee클래스 등에서 상담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학교생활이나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이 함께 있다면 학교 상담을 먼저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상담을 받는다고 ADHD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확인하는 첫 단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③ ADHD가 걱정된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집과 학교 모두에서 산만함·충동성·과잉행동 등이 지속되고 생활에 어려움이 크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평가받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병원에서는 아이와 부모 면담을 하고 필요에 따라 부모·교사 설문이나 심리·주의력 관련 평가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검사 하나의 점수만으로 ADHD를 확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정보를 종합해서 전문의가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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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소아청소년과에서 먼저 상담해도 됩니다
수면 문제, 성장 문제, 다른 신체 증상 등이 함께 있거나 부모가 어느 진료과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평소 다니는 소아청소년과에서 먼저 아이의 상태를 설명하고 적절한 진료 방향을 안내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병원에 갈 때 이것을 적어가면 도움이 됩니다
부모가 “우리 아이가 너무 산만해요”라고만 설명하는 것보다 실제 사례를 기록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는: 숙제 시작까지 걸리는 시간, 물건을 잃어버리는 빈도, 한 가지 일을 끝낼 수 있는지.
학교에서는: 담임교사의 이야기, 준비물·숙제 문제, 수업집중, 친구관계.
생활에서는: 잠자는 시간, 식사, 스마트폰·게임 사용, 최근 큰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
가능하다면 학교에서 받은 알림장이나 교사의 의견 등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실제 ADHD 평가에서도 발달 과정과 학교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교사 보고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요약: 훈육의 핵심은 감정이 아닌 행동입니다. 미리 예고하고 일관되게 실행하는 행동 훈육이 말보다 훨씬 강하게 작동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들이 엄마 말은 안 듣고 친구 말만 듣는 이유가 뭔가요?
A. 친구나 선배에게는 눈치를 보거나 규칙을 따르는 것이 또래 집단 안에서 서열이나 관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됩니다. 반면 엄마의 말은 감정이 섞이거나 기준이 매일 달라지면 아이가 규칙보다 기분을 읽으려 하게 됩니다. 훈육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Q. 나란히 대화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효과가 있나요?
A. 아이의 학교 생활이나 친구 관계처럼 속마음이 궁금한 주제를 꺼낼 때 특히 효과적입니다. 함께 산책하거나 드라이브 중에, 또는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옆에서 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해 보십시오. 마주 보는 상황보다 아이가 훨씬 편하게 말을 꺼냅니다.
Q. 아들 게임 시간은 얼마나 허용하는 게 적당한가요?
A. 정해진 정답보다 아이 또래 친구들의 평균 게임 시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부모가 아이가 하는 게임을 직접 해보거나 알아보면서 어떤 게임이 괜찮은지 가이드를 줄 수 있어야 통제가 설득력을 얻습니다. 일방적인 제한보다 이해를 바탕으로 한 조율이 반항심을 줄입니다.
Q. 아들을 훈육할 때 소리를 높여야 효과가 있지 않나요?
A. 목소리 크기는 단호함과 다릅니다. 실제로 표정이 다정해도 미리 예고한 행동을 일관되게 실행하면 아이는 그쪽을 진짜 경계로 인식합니다. 오히려 자주 소리를 높이면 아이가 그 수위에 적응해 버려 점점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해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Q. 사춘기가 시작된 아들에게도 같은 방법이 통하나요?
A. 사춘기 이후에는 이미 협상 구도가 형성되어 있어 훈육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나란히 대화법과 인정 먼저 건네는 방식은 사춘기 아들에게도 유효합니다. 다만 게임 통제처럼 규칙을 새로 세우는 것은 아이가 어릴수록 훨씬 수월하므로,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낫습니다.
결론 --- 산만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만은 아니었습니다
저도 아이가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답답합니다.
한 번 말해서 바로 행동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배운 것은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과 규칙을 세우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이의 어려움은 이해해 주되 해야 할 일은 짧고 명확하게 알려주고, 규칙은 가능한 한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가 노력해도 학교와 가정에서 계속 어려움이 생긴다면 그것을 부모의 훈육 실패나 아이의 버릇 문제로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필요하면 학교와 상담하고,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혼내기 전에 한 번 관찰하고, 판단하기 전에 한 번 확인하는 것.
저는 산만한 아이를 이해하는 일이 거기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