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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을 키우면서 가장 자주 겪었던 것 중 하나가 콧물이었습니다.
특히 첫아이 때는 콧물만 나도 감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아이는 어디가 어떻게 불편한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목이 아파?”
“코가 간지러워?”
“몸이 아파?”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할 수 없는 나이였습니다.
그래서 콧물이 계속되면 감기가 오래가는 건가 싶어 병원에 갔고, 조금 괜찮아졌다가 다시 콧물이 나면 또 감기에 걸렸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둘째, 셋째까지 키우면서 저도 조금씩 육아 ‘경력’이 생겼습니다.
아이의 콧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콧물이 날 때 아이가 함께 보여주는 행동을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긴 제 나름의 관찰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제가 아이를 보면서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했더니, 실제로 아이의 상태를 살펴볼 때 참고하는 부분들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뒤로 지금도 아이가 콧물을 흘리면 무조건 감기라고 생각하기보다 몇 가지 모습을 먼저 살펴봅니다.
친척이나 지인들이 어린아이의 콧물 때문에 물어볼 때도 제가 해오던 방법을 알려주곤 합니다.
물론 부모가 이것만으로 감기인지 비염인지 진단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공유하고 싶은 것은 말 못 하는 아이가 몸으로 보여주는 신호를 부모가 어떻게 살펴볼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경험입니다.

콧물보다 먼저 아이의 전체 모습을 봤습니다
첫아이 때는 콧물 자체에만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같은 콧물처럼 보여도 함께 나타나는 모습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열이 있는지, 평소처럼 잘 노는지, 밥은 잘 먹는지, 기침이나 다른 불편함이 함께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열이 나면서 평소보다 축 처지고 기침까지 함께한다면 단순히 콧물만 볼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열도 없고 아이는 평소처럼 잘 노는데 맑은 콧물이 계속되고 재채기를 반복할 때도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유심히 봤던 것은 반복되는 시간과 행동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재채기를 여러 번 하는지, 특정 계절이 되면 비슷한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지, 코나 눈 주변을 자꾸 손으로 비비는지도 봤습니다.
잠잘 때는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코가 불편한 아이는 누웠다가 이쪽저쪽으로 계속 뒤척이기도 했습니다. 코로 숨쉬기 불편하면 입을 벌리고 자기도 했고, 그렇게 자고 난 다음 날에는 입이나 목이 건조해져 불편해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행동을 각각 따로 봤습니다.
“오늘 잠을 잘 못 잤네.”
“아침부터 왜 이렇게 재채기를 하지?”
그런데 여러 번 반복해서 겪다 보니 콧물과 함께 나타나는 모습을 연결해서 보게 됐습니다.
이 습관은 병원에서도 도움이 됐습니다.
예전처럼 “며칠째 콧물이 나요”라고만 이야기하는 것보다 “열은 없고 잘 노는데 아침에 재채기가 심하고 맑은 콧물이 계속돼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기인지 비염인지 헷갈릴 때 제가 보는 신호
제가 아이를 보면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열과 컨디션, 그리고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감기와 비염은 콧물이나 코막힘처럼 서로 비슷한 증상이 있기 때문에 한 가지 모습만 보고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처지는지, 기침이나 다른 증상이 함께 생기는지부터 봅니다.
그런데 열도 없고 잘 노는데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계속된다면 조금 다르게 관찰합니다.
아침에 유독 심한지, 비슷한 계절에 반복되는지, 아이가 코나 눈을 자꾸 만지는 지도 함께 봅니다.
말을 잘하는 아이는 “코가 간지러워”라고 말할 수 있지만 어린아이는 그 말을 못 합니다.
대신 자꾸 코를 문지르거나 얼굴을 만지고, 코막힘 때문에 편하게 잠들지 못하는 식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코를 비빈다고 비염이고, 입을 벌리고 잔다고 무조건 비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 부분이 제가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점입니다.
하나의 증상으로 병명을 맞히려고 하지 않는 것.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진단보다 관찰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아이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불편해하고, 숨 쉬는 모습까지 평소와 다르다면 부모의 판단만으로 버티기보다 병원에서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제가 의사 선생님께 아이의 모습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관찰을 시작한 뒤였습니다.
세 아이를 키운 뒤 지금도 이렇게 확인합니다
첫아이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콧물을 대하는 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콧물이 보이면 바로,
‘또 감기인가?’
부터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잠깐 아이를 봅니다.
열은 없는지, 잘 놀고 있는지, 재채기가 반복되는지, 아침에 더 심한지, 코나 눈을 자꾸 만지는지, 잘 때 입을 벌리고 자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도 기억해 둡니다.
이런 것들을 적어두면 병원에 갔을 때도 도움이 됐습니다.
주변에서 어린아이를 키우는 친척이나 지인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습니다.
“열은 없는데 콧물이 계속 나. 감기약을 또 먹여야 할까?”
그럴 때 저는 약을 먹이라거나 먹이지 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제가 했던 것처럼 며칠 동안 아이의 모습을 같이 보라고 합니다.
“아침에 더 심한지 봐봐. 재채기는 어떤지, 코나 눈을 계속 비비는지도 보고. 오래가면 병원에 갈 때 그것까지 이야기해 봐.”
또 이런 질문도 받습니다.
“아직 말을 못 하는데 코가 막힌 건 어떻게 알아?”
저는 잠잘 때를 한번 보라고 합니다.
평소보다 자주 뒤척이는지, 코로 숨쉬기 불편해 입을 벌리고 자는지, 자다가 자꾸 깨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 하나가 진단 기준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말을 못 하는 아이의 불편함을 부모가 알아차리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아이 셋을 키웠다고 제가 아이의 병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것은 부모가 병명을 맞히는 것보다 아이의 작은 변화를 잘 보고 의사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첫아이 때는 “콧물이 나요”라는 말밖에 못 했습니다.
지금은 언제 시작됐는지, 열은 있었는지, 언제 심해지는지, 아이가 어떻게 자는지까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관찰하던 방법을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하면서 실제로 참고할 만한 부분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로는 지금도 이 습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게 됐고, 저처럼 말을 못 하는 어린아이의 콧물 때문에 답답했던 부모들과도 이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말을 못 하는 아이도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재채기로, 표정으로, 코를 비비는 행동으로, 밤새 뒤척이는 모습으로 자기 불편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조금씩 얻은 ‘경력’은 감기와 비염을 척척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아이가 말하지 못하는 신호를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는 습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