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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이 손을 보다가 손톱이 유난히 짧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손톱 물어뜯지 마.”
몇 번 말하면 그만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숙제할 때, TV를 볼 때, 잠들기 전에도 아이의 손이 자꾸 입으로 올라갔습니다.
심할 때는 손톱 주변 피부가 빨갛게 될 정도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그냥 버릇일까? 아니면 아이가 불안하다는 신호일까?

혼낼수록 오히려 더 하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 제가 사용한 방법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하지 마.”
“또 손톱 물어뜯고 있잖아.”
손을 입에 가져갈 때마다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지적하면 아이는 잠깐 손을 내렸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손톱을 물어뜯었습니다.
그 모습을 반복해서 보면서 아이도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행동 자체보다 언제 손톱을 많이 물어뜯는지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심해지는지 살펴봤습니다
며칠 동안 관찰해 보니 아무 때나 그러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 긴장하거나 심심할 때,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손이 입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있었던 시기에는 더 자주 보였습니다.
여기서 제가 배운 것은 하나였습니다.
손톱 물어뜯기를 무조건 ‘나쁜 버릇’이라고만 보면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손톱 물어뜯기가 불안 때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습관적으로 하거나 심심해서 시작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행동 하나만 보고 원인을 단정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이렇게 바꿔봤습니다
혼내는 것을 줄이고 세 가지를 해봤습니다.
첫째, 손이 입으로 갈 때마다 크게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하지 마”라고 말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둘째,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을 줬습니다.
작은 말랑한 공이나 손으로 만지작거릴 수 있는 물건을 주니 손이 심심해서 입으로 가는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셋째, 아이의 기분을 먼저 물었습니다.
“왜 또 물어뜯어?” 대신
“오늘 무슨 걱정되는 일 있었어?”
라고 물어봤습니다.
아이에게서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행동만 지적했을 때보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단순한 습관과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어떻게 구분할까?
부모 입장에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가끔 손톱을 물어뜯지만 피부에 상처가 없고 생활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우선 언제 그런 행동이 나타나는지 관찰해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그냥 버릇으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피가 나거나 손톱 주변에 상처가 반복되는 경우
- 붓거나 통증이 생기는 경우
- 아이가 그만하고 싶어도 스스로 조절하기 매우 어려운 경우
-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행동도 크게 증가하는 경우
-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반복되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또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해볼 수 있습니다.
상처가 붓거나 열감·고름·심한 통증 등 피부 감염이 의심된다면 피부 상태도 진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손톱 물어뜯기가 곧 정신질환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부모가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 하나만으로 아이에게 불안장애나 강박장애가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여러 질환을 찾아보면서 오히려 걱정이 더 커졌습니다.
결국 제게 더 도움이 된 것은 병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언제 심해지는지, 아이에게 최근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피부에 실제 손상이 생기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손톱을 물어뜯을 때 혼내면 왜 더 심해지나요?
A. 혼을 내면 아이는 해당 행동이 나쁘다는 걸 인식하지만, 행동의 원인인 불안이나 긴장 자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불안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행동을 억제하라는 압박까지 더해지면, 오히려 자기 진정행동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봤는데 이 패턴은 생각보다 빠르게 악화됩니다.
Q. 스킨피킹디스오더는 어느 나이에 많이 생기나요?
A. 특정 연령에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닙니다.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나며, 기질적 요인이 있는 경우 어릴 때 형성된 습관이 성인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시기나 환경 변화가 클 때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Q. 어린 아이한테 습관 반전 훈련을 시킬 수 있나요?
A. 습관 반전 훈련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해서, 어린아이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손에 의료용 반창고를 붙여주거나 말랑한 촉감의 대체 물건을 쥐여주는 자극 조절법이 어린 연령대에 더 적합합니다. 이 방법은 제가 직접 써봤을 때 효과가 있었습니다.
Q. 병원에 꼭 가야 하나요, 집에서 고칠 수 있나요?
A. 피부 손상 없이 빈도도 낮다면 집에서 자극 조절이나 불안 원인 해소로 충분히 관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처가 반복되거나, 아이가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낫습니다. 저는 망설이다가 상담을 받았는데, 이른 시기에 접근 방식을 바로잡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결론 -- 제가 가장 늦게 깨달은 것
저는 처음에 아이의 손만 봤습니다.
손이 입으로 올라가면 바로
“하지 마.”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손보다 아이의 표정을 먼저 보게 됐습니다.
피곤한 건지, 긴장한 건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어봤습니다.
손톱 물어뜯기를 하루아침에 없애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화를 내는 횟수가 줄었고 아이와 이야기하는 시간은 늘었습니다.
저에게는 그것부터가 변화였습니다.
아이의 반복 행동을 발견했다면 바로 ‘나쁜 버릇’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를 며칠 동안 기록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기록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첫 번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부모로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이며 특정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상처·감염 또는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있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072oTMr_7Y이 장애는 최근 몇 년 사이 DSM-5, 즉 미국 정신의학회가 발간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에 강박 관련 장애의 한 범주로 공식 포함됐습니다(출처: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예전엔 장애로 분류조차 안 됐던 행동이 이제는 치료 대상이 된 겁니다. 인지행동치료(CBT) 안에서 치료자와 함께 훈련하면 효과가 가장 높다고 합니다(출처: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