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 며칠 만에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괜찮다가도 무서운 영상을 본 날이나 바람이 세게 부는 밤에는 다시 저를 찾았습니다.
예전의 저는 아이가 방에서 나오면 잠을 자기 싫어서 핑계를 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다 컸는데 뭐가 무서워?”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아이는 무섭지 않게 된 것이 아니라 무섭다는 말을 하기 어려워졌을 뿐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바꾼 것은 아이의 방이 아니라 제 대답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어”라고 끝내지 않고 “어디가 무서운지 같이 볼까?”라고 물었습니다. 아이가 가리킨 외투를 치우고, 이상하게 들리는 소리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아이가 상상한 무서운 것을 말로 꺼내자 막연했던 두려움도 조금씩 작아졌습니다.
방문을 조금 열어두고 작은 등을 켜는 일이 버릇이 될까 걱정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혼자 자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이었습니다. 완전히 밝은 방에서 자던 아이가 작은 등 하나로 자고, 나중에는 복도 불빛만으로 잠드는 날이 생겼습니다.
물론 매일 같은 방법이 통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피곤한 날에는 짜증을 내기도 했고, 아이가 여러 번 나오는 날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다음 날 또 같은 방법으로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문을 얼마나 열어둘까?”
“조금만.”
“등은 켜둘까?”
“아주 약하게 켜줘.”
이렇게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정하게 하니 잠자리에 드는 실랑이도 줄었습니다.
지금도 아이가 가끔 제 방으로 옵니다. 그럴 때마다 무조건 돌려보내거나 바로 제 침대에서 재우지는 않습니다. 함께 아이 방으로 가서 무엇이 무서웠는지 확인하고 잠시 곁에 앉아줍니다.
저희 집에서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이에게 용기를 내라고 반복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무섭다는 말을 믿어주고, 눈에 보이는 것부터 함께 확인하고,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준 것이었습니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컸으니까 참아”라는 말보다 “아빠가 가까이에 있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가 혼자 잠든 첫날보다 무섭다고 솔직하게 말해준 날이 더 중요한 시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