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이 생활습관

아이가 어둠을 무서워할 때, 다그치지 않고 해본 방법

nzhappyworld 2026. 8. 14. 00:10

목차


    불을 끄면 아이가 몇 번씩 방에서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빨리 자라고 재촉했지만 아이의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무서운지 함께 확인하고 잠드는 방법을 바꿔본 우리 집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불을 끄면 아이가 다시 거실로 나왔습니다

    잠잘 시간이 되면 아이를 방에 데려가 이불을 덮어주고 불을 껐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이 열렸습니다.

    “아빠, 무서워.”

    “뭐가 무서운데?”

    “그냥 깜깜해서 무서워.”

    저는 방 안을 한번 둘러보고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기 아무것도 없어. 이제 자야지.”

    아이를 다시 눕히고 거실로 나왔지만 몇 분 뒤 또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물을 마시고 싶다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이유도 붙었습니다. 아이를 다시 방으로 데려가면서 저도 점점 짜증이 났습니다.

    “아까 확인했잖아. 아무것도 없다니까.”

    제가 목소리를 높이면 아이는 마지못해 이불을 덮었습니다. 그러나 방문을 닫고 나오면 안에서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잠시 후에는 다시 저를 불렀습니다.

    어느 날은 저도 지쳐서 거실 불을 모두 끄고 먼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작은 인형을 안고 제 침대 옆에 서 있었습니다.

    “오늘만 여기서 자면 안 돼?”

    그 모습을 보니 아이가 잠을 자기 싫어서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두운 방에 혼자 남겨지는 순간이 아이에게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길고 무서울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무서워하는 것을 함께 찾아봤습니다

    다음 날 밤에는 바로 불을 끄지 않고 아이의 침대에 함께 앉았습니다.

    “불을 끄면 뭐가 제일 무서워?”

    아이는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창문 쪽을 가리켰습니다.

    “저기 사람이 서 있는 것 같아.”

    불을 켜고 확인해 보니 의자에 걸어둔 외투였습니다. 어두워지자 외투와 가방이 사람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커튼이 흔들릴 때 벽에 생기는 그림자도 무섭다고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외투를 옷장에 넣고 가방은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커튼도 창가에 단단히 묶었습니다.

    “이제 사람이 없어졌네.”

    제가 웃으며 말하자 아이도 벽을 다시 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방에서 들리는 소리도 함께 찾아봤습니다.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 바람에 창문이 조금 떨리는 소리, 복도에서 가족이 걷는 소리였습니다. 낮에는 신경 쓰지 않던 소리가 밤에는 크게 들렸습니다.

    그날부터 아이가 무섭다고 말하면 “그럴 리 없어”라고 바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어디에서 무슨 소리가 났어?”

    “어떤 모양으로 보였어?”

    아이의 말을 들은 다음 함께 확인했습니다. 별것 아닌 물건일 때도 있었지만, 아이가 직접 보고 나면 제 말만 들었을 때보다 훨씬 안심했습니다.

    불을 한꺼번에 끄지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어둠에 익숙해지려면 불을 완전히 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깜깜해지면 아이는 더 긴장했습니다.

    그래서 침대 옆에 작은 등을 두었습니다. 처음에는 방 안이 어느 정도 보일 만큼 켜두고 방문도 조금 열어놓았습니다. 복도 불빛이 문틈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아빠, 문 닫지 마.”

    “알겠어. 이만큼 열어둘게.”

    제가 거실에 있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아빠는 거실에 있을 거야. 무서우면 한 번 불러.”

    처음 며칠은 아이가 잠들 때까지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다만 매일 함께 누워 자지는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하나 나누거나 등을 가볍게 두드린 뒤 의자에서 기다렸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침대 옆에 앉아 있는 시간을 조금씩 줄였습니다.

    “아빠가 물 한 잔 마시고 다시 올게.”

    처음에는 아이가 바로 따라 나왔지만 제가 약속대로 돌아오자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어느 날은 다시 방에 들어가 보니 아이가 먼저 잠들어 있었습니다.

    작은 등도 바로 치우지 않았습니다. 밝기를 조금씩 줄이다가 나중에는 복도 불빛만 남겼습니다. 아이가 다시 무서워한 날에는 등을 켜주기도 했습니다. 어제 혼자 잤다고 오늘도 반드시 혼자 견뎌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마무리

    아이의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 며칠 만에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괜찮다가도 무서운 영상을 본 날이나 바람이 세게 부는 밤에는 다시 저를 찾았습니다.

    예전의 저는 아이가 방에서 나오면 잠을 자기 싫어서 핑계를 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다 컸는데 뭐가 무서워?”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아이는 무섭지 않게 된 것이 아니라 무섭다는 말을 하기 어려워졌을 뿐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바꾼 것은 아이의 방이 아니라 제 대답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어”라고 끝내지 않고 “어디가 무서운지 같이 볼까?”라고 물었습니다. 아이가 가리킨 외투를 치우고, 이상하게 들리는 소리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아이가 상상한 무서운 것을 말로 꺼내자 막연했던 두려움도 조금씩 작아졌습니다.

    방문을 조금 열어두고 작은 등을 켜는 일이 버릇이 될까 걱정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혼자 자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이었습니다. 완전히 밝은 방에서 자던 아이가 작은 등 하나로 자고, 나중에는 복도 불빛만으로 잠드는 날이 생겼습니다.

    물론 매일 같은 방법이 통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피곤한 날에는 짜증을 내기도 했고, 아이가 여러 번 나오는 날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다음 날 또 같은 방법으로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문을 얼마나 열어둘까?”

    “조금만.”

    “등은 켜둘까?”

    “아주 약하게 켜줘.”

    이렇게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정하게 하니 잠자리에 드는 실랑이도 줄었습니다.

    지금도 아이가 가끔 제 방으로 옵니다. 그럴 때마다 무조건 돌려보내거나 바로 제 침대에서 재우지는 않습니다. 함께 아이 방으로 가서 무엇이 무서웠는지 확인하고 잠시 곁에 앉아줍니다.

    저희 집에서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이에게 용기를 내라고 반복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무섭다는 말을 믿어주고, 눈에 보이는 것부터 함께 확인하고,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준 것이었습니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컸으니까 참아”라는 말보다 “아빠가 가까이에 있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가 혼자 잠든 첫날보다 무섭다고 솔직하게 말해준 날이 더 중요한 시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