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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최대한 좋게 말하려고 했습니다.
“이제 그만하고 장난감을 정리하자.”
한 번 말하고 두 번 말했는데도 아이가 움직이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그 순간에는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입을 다물거나 방문을 닫고 들어가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나?’
화를 전혀 내지 않는 부모가 되려고 애쓰기보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길게 야단칠수록 아이는 듣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잘못하면 충분히 설명해야 알아들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 잘못을 이야기하다가 지난번 일까지 꺼냈습니다.
“지난번에도 그랬잖아.”
“그때도 이야기했는데 왜 또 그래?”
“너는 왜 항상 똑같아?”
처음에는 아이도 듣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말이 길어질수록 표정이 굳거나 멍해졌습니다. 자기 행동을 돌아보기보다 제가 언제 말을 끝낼지만 기다리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야단치는 말을 줄여봤습니다. 아이가 화가 나서 장난감을 던졌다면 꼭 필요한 말만 했습니다.
“화난 것은 알아. 하지만 장난감을 던지면 안 돼. 사람이 다칠 수 있어.”
그런 다음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지난 잘못까지 다시 꺼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짧게 말하고 멈추니 아이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보다 분명하게 알아들었습니다.
아이 자체가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말했습니다
화를 내는 순간에는 아이의 행동과 아이 자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너는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넌 왜 이렇게 버릇이 없어?”
이런 말은 그 순간의 행동보다 아이 자체가 잘못됐다고 들릴 수 있었습니다. 저도 화가 가라앉고 나면 그 표현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 뒤로는 고쳐야 할 행동을 짧고 정확하게 말하려고 했습니다.
“화가 나도 사람을 때리면 안 돼.”
“동생의 물건을 가져갔다면 돌려줘야 해.”
“장난감을 던졌으니 네가 다시 정리해야 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알려줬지만 아이를 ‘말 안 듣는 아이’나 ‘나쁜 아이’라고 부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지금도 화가 나면 감정이 먼저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고치려는 것은 아이 전체가 아니라 그 순간 아이가 한 행동이라는 점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제가 지나치게 화냈다면 그 부분은 사과했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같은 말을 여러 번 하다가 결국 큰소리를 낼 때도 있었습니다. 저도 아이에게 소리 지르고 나서 후회한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런 고민이 들었습니다.
‘부모가 먼저 사과하면 아이가 나를 우습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에게 잘못했을 때 사과하라고 가르치면서 부모는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 것도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나치게 화를 냈다면 그 부분은 인정했습니다.
“아까 아빠가 너무 크게 소리친 것은 미안해. 하지만 네가 동생을 때린 행동은 잘못된 거야.”
제가 소리친 것을 사과한다고 해서 아이의 잘못까지 괜찮아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잘못했다고 해서 제가 지나치게 화낸 행동이 모두 정당해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두 가지를 따로 생각하니 저도 조금 편해졌습니다. 부모도 잘못하면 사과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가정에서 지켜야 할 기준은 분명하게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정답을 말하기 전에 아이에게 먼저 물어봤습니다
예전에는 야단친 뒤에도 제가 계속 답을 알려줬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면 안 돼.”
“친구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다음에는 이렇게 해야 해.”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보다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말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는 답을 알려주기 전에 먼저 물어봤습니다.
“아까 왜 그렇게 화가 났어?”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
“다음에 또 화가 나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처음부터 아이가 좋은 답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몰라”라고 대답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계속 답을 요구하지 않고 잠시 기다렸습니다.
어린아이에게는 “화났어?”, “속상했구나. 그래도 때리면 안 돼” 정도로 짧게 끝내기도 했습니다. 조금 큰 아이에게는 “다음에는 어떻게 해볼까?”라고 한 번 더 물었습니다.
부모가 생각한 완벽한 답이 아니어도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다음 행동을 생각해보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이를 잘 야단친다는 것은 큰소리로 아이를 이기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잘못된 행동을 모두 이해해주며 넘어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잘못한 행동은 짧고 분명하게 말하고, 아이 자체를 공격하는 표현은 하지 않는 것. 부모가 지나치게 화를 냈다면 그 부분은 인정하고, 아이가 다음 행동을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지금도 아이를 야단친 뒤 후회할 때가 있습니다. 매번 차분하게 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 화냈다고 모든 훈육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모가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아이에게 다시 다가가면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한 번도 화내지 않는 완벽한 부모보다, 화가 난 뒤에도 다시 이야기할 줄 아는 부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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