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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마음
말대꾸하던 사춘기 아들, 제가 먼저 목소리를 낮춰봤습니다
nzhappyworld
2026. 8. 1. 09:29
사춘기가 된 아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반대부터 했습니다. 방을 정리하라고 하면 “나중에 할 거야”라고 했고, 휴대전화를 그만 보라고 하면 방문부터 닫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일부러 부모를 무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지지 않으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다툼이 끝나고 나면 아이의 방문은 닫혀 있었고 거실에는 무거운 침묵만 남았습니다.
방문을 세게 닫는 아들이 미웠습니다
어느 저녁, 아들은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까지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만하고 자야지.”
제가 말하자 아들은 화면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대답했습니다.
“알아서 할게.”
그 말에 화가 난 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라고 다시 크게 말했습니다. 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세게 닫았습니다. 저도 화가 풀리지 않아 닫힌 문 앞에서 잔소리를 이어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까지 우리는 서로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행동만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니 저 역시 화가 난 상태에서 아이를 몰아붙이고 있었습니다.
같은 말을 반복할수록 아이는 더 멀어졌습니다
저는 아이가 대답하지 않으면 제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질문을 계속했습니다.
“왜 그렇게 말했어?”
“엄마한테 할 말 없어?”
“언제까지 방문을 닫고 있을 거야?”
아이는 대답 대신 이어폰을 끼거나 이불을 뒤집어썼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또 다른 반항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입을 다문 것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가 원하는 대답을 바로 내놓으라고 재촉했기 때문일 수도 있었습니다. 저부터 흥분한 상태였으니 아이도 편하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 뒤부터는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야기하기 싫으면 조금 있다가 말해도 돼.”
이렇게 말하고 방문 앞에서 물러났습니다. 당장 대화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다툼이 더 커지는 일은 줄었습니다.
사과하면서도 지켜야 할 약속은 남겼습니다
부모가 먼저 사과하면 아이가 부모를 우습게 볼까 걱정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목소리를 높인 일과 아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일은 서로 다른 문제였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제 화가 나서 심하게 말한 것은 미안해. 그렇지만 우리가 정한 휴대전화 시간은 다시 이야기해야 해.”
제 잘못을 인정한다고 해서 아이의 행동까지 괜찮다고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무엇 때문에 사과하는지 분명하게 말하니 대화가 조금 쉬워졌습니다.
아들도 바로 미안하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한참 뒤 작은 목소리로 “나도 문을 세게 닫아서 미안해”라고 말했습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며칠 동안 말을 피하던 때와는 달랐습니다.
화가 났을 때는 결론부터 내리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다툼이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반드시 결론을 내려고 했습니다. 아이가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설명하고 또 설명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처음 다툰 이유보다 서로의 말투 때문에 더 크게 싸웠습니다.
이제는 감정이 올라왔을 때 잠시 대화를 멈춥니다.
“우리 둘 다 화가 난 것 같아. 조금 있다가 다시 이야기하자.”
처음에는 아이가 대화를 피한다고 생각할까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언제 다시 이야기할지도 함께 말했습니다. 저녁을 먹은 뒤나 잠자기 전에 짧게 다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저도 제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이기고 싶었던 것인지, 약속을 함께 지키고 싶었던 것인지 구분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말투보다 그날 있었던 일을 물었습니다
아들이 퉁명스럽게 대답하면 예전에는 “말버릇이 왜 그래?”라는 말부터 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말투를 지적받았다는 사실에만 화를 냈습니다.
어느 날에는 곧바로 꾸짖는 대신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아들은 처음에는 “아무 일도 없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기다리자 친구와 불편한 일이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아들의 말투가 항상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행동에는 분명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다만 아이가 거칠게 반응한 이유를 먼저 들어보니 서로 싸우지 않고도 잘못된 표현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화가 난 것은 이해해. 그래도 서로에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이의 마음을 들어주는 일과 무례한 행동을 그대로 두는 일은 다르다는 것을 저도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닫힌 방문이 관계의 끝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지금도 화가 나면 방문을 닫습니다. 저도 언제나 차분하게 말하지는 못합니다. 예전 말투가 튀어나와 다시 다투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도 달라진 점은 있습니다. 문 하나가 닫혔다고 우리 사이까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진정할 시간을 가진 뒤 제가 먼저 가볍게 말을 건넵니다.
“아까 우리 둘 다 많이 화가 났지?”
“지금은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들이 바로 대답하지 않는 날에는 조금 더 기다립니다. 그러다 식탁에서 마주치거나 간식을 먹는 동안 짧게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아이의 반항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다툼이 생겨도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와 아이 모두 처음 겪는 일이 많습니다. 아이만 서툰 것이 아니라 부모도 서툴 수밖에 없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를 말로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화가 가라앉은 뒤 다시 말을 건네는 연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