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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다른 아이가 딸의 장난감에 손만 대도 아이가 큰 소리를 지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부모들의 시선이 신경 쓰인 저는 습관처럼 말했습니다.
“친구랑 나눠 써야지.”
그런데 나눠주라고 말할수록 딸은 장난감을 더 꼭 쥐었습니다. 처음에는 욕심이 많아서 그런 줄 알았지만, 아이에게는 아끼는 물건을 갑자기 내놓으라는 말이 불안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랑 나눠 써”라는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놀이터에 갈 때면 딸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꼭 챙겼습니다. 다른 아이가 가까이 오거나 장난감에 손을 대면 바로 품에 안고 큰 소리를 냈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딸을 타일렀습니다.
“친구도 한 번 가지고 놀게 해줘.”
“같이 놀아야 착한 아이야.”
딸은 제 말을 들을수록 장난감을 등 뒤로 숨겼습니다. 제가 억지로 장난감을 받아 다른 아이에게 건네주면 울기도 했습니다.
다른 부모들이 보고 있으니 저는 딸을 빨리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딸에게 나누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억지로 물건을 내놓게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딸에게 장난감의 주인이 누구인지 말해주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다른 아이가 장난감을 만졌을 때 곧바로 나눠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딸에게 말했습니다.
“이 장난감은 네 거야.”
딸은 제 말을 듣고 장난감을 더 꽉 쥐었습니다. 저는 다시 천천히 이야기했습니다.
“네가 조금 더 가지고 놀아도 돼. 친구에게 빌려주고 싶을 때 빌려줘도 돼.”
처음부터 딸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다른 아이가 가까이 오면 장난감을 품에 안았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제가 빼앗아 건네주지 않으니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횟수는 조금씩 줄었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물건을 부모가 마음대로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주변을 살펴볼 여유가 생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모든 장난감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았습니다
딸에게는 유난히 아끼는 장난감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런 장난감은 친구가 집에 오거나 놀이터에 갈 때 따로 보관했습니다.
대신 다른 아이와 함께 가지고 놀아도 괜찮은 장난감은 딸과 함께 골랐습니다.
“이 공룡은 네가 계속 가지고 놀고, 자동차는 친구와 같이 놀아볼까?”
모든 장난감을 내놓으라고 할 때보다 몇 개 중에서 직접 고르게 하니 딸도 훨씬 편안해했습니다. 빌려주지 않을 장난감과 함께 사용할 장난감이 있다는 것을 아이도 조금씩 받아들였습니다.
다른 아이가 같은 장난감을 원할 때는 순서를 정했습니다.
“네가 먼저 가지고 놀았으니 조금 더 놀고, 그다음에는 친구 차례로 하자.”
바로 내놓으라는 말보다 자신의 차례가 끝난 뒤 건네주는 방법이 딸에게는 더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나눠준 결과를 구체적으로 말해주었습니다
예전에는 딸이 장난감을 건네주면 “착하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착한 아이가 되려면 자신의 물건을 항상 내놓아야 한다는 뜻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실제로 한 행동을 그대로 말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에게 자동차를 먼저 빌려줬구나. 덕분에 둘이 함께 길을 만들며 놀았네.”
“친구가 다 가지고 논 뒤에 네 차례가 다시 왔구나.”
딸은 자신이 무엇을 했고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난감을 잠깐 건네줘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경험도 쌓였습니다.
어느 날에는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딸이 먼저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이거 같이 가지고 놀래?”
그 모습을 보면서 억지로 나눠주게 할 때보다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때 함께 노는 일이 더 편안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비교하는 말부터 멈추었습니다
이전에는 답답한 마음에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친구는 잘 나눠주는데 너는 왜 그래?”
“안 빌려주면 친구가 너를 싫어할 거야.”
“착한 아이는 장난감을 나눠주는 거야.”
이런 말을 하면 아이가 잠깐 장난감을 내놓을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나누고 싶어서 한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당했다는 속상함만 남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비교하거나 친구가 싫어할 것이라고 겁주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대신 딸이 자신의 마음을 말할 수 있도록 짧은 표현을 알려주었습니다.
“내가 조금 더 놀고 빌려줄게.”
“이 장난감은 빌려주기 싫어.”
“우리 순서대로 가지고 놀자.”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되자 딸이 소리를 지르거나 장난감을 숨기는 모습도 줄었습니다.
내 물건도 존중받아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장난감을 나눠주지 않으면 제가 부모 역할을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아이를 더 빨리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딸에게 먼저 필요했던 것은 “무조건 나눠야 한다”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물건을 부모가 함부로 빼앗지 않고, 싫다고 말해도 들어준다는 믿음이었습니다.
그 믿음이 생긴 뒤 딸은 함께 가지고 놀 장난감을 직접 고르고, 친구에게 먼저 건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아끼는 장난감은 빌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것을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물건을 지키면서도 다른 장난감으로 친구와 함께 노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눔은 부모가 장난감을 빼앗아 대신 건네주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물건도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낀 뒤, 무엇을 함께 사용할지 스스로 선택해보는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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