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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다른 아이가 딸의 장난감에 손만 대도 소리를 지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다른 부모들의 눈치를 보며 저는 습관처럼 “친구랑 나눠 써야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나눠주라고 할수록 아이는 오히려 장난감을 더 꼭 쥐고 놓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욕심이 많아서 그런가 생각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이 아끼는 물건을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주라고 요구받는 상황 자체가 불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싶을 때 빌려줘도 돼.”
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소유권을 인정해 주자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안 나눠주는 것이 꼭 이기적인 행동일까요?
어린아이에게 자신의 물건은 단순한 장난감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인형이나 자동차, 블록처럼 애착이 있는 물건이라면 다른 아이가 만지는 것만으로도 불편해할 수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잠깐 빌려주는 것”이지만 아이에게는 자신의 물건을 빼앗기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나눠주지 않는 모습을 볼 때마다 바로 혼내기보다 먼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라서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게 싫었구나.”
아이의 행동을 무조건 허용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한 다음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 순서를 바꾸자 아이와 실랑이를 하는 횟수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나눠 써’보다 효과가 있었던 방법
제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아이가 정말 아끼는 장난감 몇 개를 따로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친구가 놀러 오기 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이 두 개는 네가 정말 좋아하니까 방에 두자. 나머지는 친구와 같이 가지고 놀 수 있을까?”
아이에게 선택권을 조금 주었더니 모든 장난감을 지키려고 할 때보다 훨씬 편안해했습니다.
그리고 친구에게 장난감을 빌려줬을 때는 단순히 “착하다”라고 말하기보다 행동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친구에게 먼저 빌려줬구나. 친구가 정말 좋아하네.”
이렇게 말하면 아이도 자신이 한 행동으로 어떤 일이 생겼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집에서 사용했던 4가지 방법
제가 직접 해보면서 도움이 됐던 방법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 아이가 특히 아끼는 물건은 따로 보관했습니다. 모든 장난감을 무조건 공유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 먼저 소유권을 인정했습니다. “네 거야”라고 확인해 준 뒤 빌려줄 것인지 이야기했습니다.
- 순서를 정했습니다. 한 장난감을 두 아이가 원하면 “먼저 5분 놀고 다음에 친구 차례”처럼 순서를 알려줬습니다.
- 나눠준 행동을 구체적으로 칭찬했습니다. “착하네”보다는 “친구에게 자동차를 빌려줘서 같이 놀 수 있었네”처럼 행동과
결과를 연결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아이에게 ‘나눔’이 빼앗기는 경험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었습니다.
역할놀이도 도움이 됐습니다
집에서 인형을 이용해 간단한 역할놀이도 해봤습니다.
“친구가 네 인형을 갑자기 가져가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친구가 달라고 하면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처음에는 아이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여러 번 해보니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놀이터에서 문제가 생긴 순간에 긴 설명을 하는 것보다 집에서 편안할 때 연습하는 것이 저희 아이에게는 더 잘 맞았습니다.
부모가 피하면 좋았던 말
제가 예전에는 자주 했지만 지금은 가급적 하지 않는 말도 있습니다.
“친구는 잘 나눠주는데 너는 왜 그래?”
“안 빌려주면 친구가 싫어해.”
“착한 아이는 나눠주는 거야.”
이런 말은 순간적으로 장난감을 내놓게 만들 수는 있어도 아이가 스스로 나눔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 장난감을 나누는 문제보다 부모에게 혼났다는 기억이 더 크게 남을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나눠주는 것이 자연스러워질까요?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나이가 되면 반드시 장난감을 잘 나눠야 한다고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린아이에게는 기다리기, 차례 지키기,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기 모두 연습이 필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한두 번 장난감을 빼앗거나 나눠주지 않았다고 해서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또래 관계에서 갈등이 매우 심하게 반복되거나 어린이집·유치원 생활에도 지속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담임교사나 관련 전문가와 아이의 행동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요약: 나눔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경험으로 쌓이는 것이며, 역할놀이와 행동 중심 칭찬이 그 과정을 자연스럽게 앞당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자기 장난감을 절대 안 빌려주는데 그냥 두어도 되나요? *
A. 무조건 빌려주게 만드는 것보다는 아이가 특히 아끼는 물건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구분해 보는 방법이 좋았습니다. 저는 몇 개만 따로 보관하고 나머지 장난감으로 차례를 지키는 연습을 했습니다.
Q. 소유권을 인정하면 더 욕심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A. 제 경험에서는 반대였습니다. “네 물건이니까 빼앗기지 않을 거야”라는 안정감을 느낀 뒤부터 오히려 스스로 친구에게 장난감을 내미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Q. 역할놀이는 몇 살부터 효과가 있나요?
A. 만 3세 이상이면 간단한 역할놀이가 가능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상징적 사고가 발달하기 시작해 인형이나 소품을 실제 상황처럼 받아들입니다. 복잡한 대본 없이 "인형이 장난감을 빼앗겼어, 기분이 어떨 것 같아?"처럼 단순한 질문 하나로도 공감 능력 형성에 의미 있는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Q. 친구 장난감을 빼앗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A. 저는 먼저 장난감을 원래 가지고 있던 아이에게 돌려준 다음 “친구가 다 놀고 나면 네 차례야”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 나눔보다 먼저 배운 것은 ‘내 것도 존중받는다’는 경험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장난감을 나눠주지 않으면 제가 부모 역할을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더 빨리 아이를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무조건 나눠야 한다”는 말보다 자신의 물건도 존중받는다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쌓인 뒤 아이가 먼저 친구에게 “이거 같이 가지고 놀래?”라고 말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 저는 나눔을 억지로 만들어주는 것보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이마다 성격과 발달 과정은 다릅니다. 제가 사용한 방법이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맞지는 않겠지만, 아이와 장난감 때문에 매번 실랑이를 하고 있다면 “나눠 써”라고 말하기 전에 “이건 네 거야”라고 먼저 인정해 주는 방법부터 한번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