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우리 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 휴대폰으로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휴대폰은 엄마 아빠 물건이었습니다. 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우리가 틀어주고, 시간이 되면 끄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달라졌습니다.
학교에 휴대폰이 없는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바로 집으로 오는 아이들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학원을 두세 군데 다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우리도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이 된 큰아이에게 비교적 저렴한 스마트폰을 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별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초등학교 1학년 아이 손에 어른들이 사용하는 것과 거의 같은 기능을 가진 기기 하나를 쥐여준 셈이었습니다.

연락하려고 사줬는데 아이에게는 장난감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연락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달랐습니다.
전화도 되지만 게임도 됩니다. 유튜브도 볼 수 있고 재미있는 영상도 계속 나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면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장난감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장난감과 비슷한 모습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아이들끼리 비교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어릴 때도 친구가 새 장난감을 가지고 오면 부러웠습니다. 더 크고 좋은 장난감이 있으면 갖고 싶었습니다.
휴대폰도 비슷했습니다.
친구가 더 좋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나도 다음에는 이거 사주면 안 돼?”
생일이 다가오면 새 휴대폰을 선물로 받고 싶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왜 굳이 새것이 필요하냐고 물으면 아이 나름의 이유도 있습니다.
“이게 게임도 더 잘돼.”
듣고 보니 휴대폰 하나가 참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모에게는 전화기이고 위치를 확인하는 기기인데, 아이에게는 게임기이고 유튜브를 보는 TV이면서 친구들과 비교되는 장난감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사줄 때는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두 시간으로 제한하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휴대폰을 마음대로 사용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루 사용 시간을 정해두고 두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잠기도록 했습니다.
이런 기능을 사용하는 집은 우리 집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주변 부모들과 이야기해보면 각자 방법은 달라도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이것으로 어느 정도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시간이 지나면 휴대폰이 잠기니까 게임이나 유튜브도 더 이상 할 수 없습니다.
휴대폰이 잠겨도 부모는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우리가 처음 휴대폰을 사준 목적에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두 시간이냐 세 시간이냐보다 다른 것이 더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휴대폰을 하는 동안 다른 것을 계속 미루려고 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조금만 더 하고 숙제를 하겠다고 하고,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밥 먹으라는 말에도 바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밖에 나가자고 해도 휴대폰을 더 하고 싶어 할 때도 있습니다.
그때부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문제는 휴대폰을 몇 시간 했느냐만이 아니라 휴대폰 때문에 무엇을 하지 않고 있느냐가 아닐까?
요즘은 사용시간보다 이것을 더 봅니다
휴대폰으로 게임을 한다고 모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유튜브를 좋아한다고 무조건 못 보게 할 수도 없습니다.
아이에게 재미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도 아직 휴대폰을 없애거나 게임을 전부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요즘은 사용시간과 함께 아이의 다른 생활을 봅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숙제를 하는지, 밥을 먹을 때는 그만둘 수 있는지, 친구들과 놀고 다른 놀이도 하는지 봅니다.
게임을 하고 나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면 휴대폰은 아이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휴대폰을 못 하게 했을 때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고, 계속 게임이나 유튜브만 기다린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이 문제에 대한 완벽한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학교와 학원을 오갈 때 연락하려고 사준 휴대폰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사주고 보니 전화기 하나를 사준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게임 시간도 생겼고, 유튜브를 보는 시간도 생겼습니다. 친구의 휴대폰과 비교하기도 하고 더 좋은 기기를 갖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집에서 보는 기준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오늘 휴대폰을 몇 시간 했지?”
이것도 보지만,
“휴대폰 때문에 오늘 무엇을 하지 않았지?”
이것도 같이 봅니다.
숙제도 하고, 친구와도 놀고, 가족과 이야기하고, 다른 재미있는 일도 하면서 그중 하나로 게임과 유튜브를 즐긴다면 저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이 다른 재미와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밀어내기 시작한다면 부모가 한번 관심 있게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집도 아직 그 과정에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처음 스마트폰을 사주던 날에는 연락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사용하기 시작하니 부모가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휴대폰을 사주는 것보다 그다음이 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다른 부모들의 경험도 궁금합니다.
아이에게 처음 휴대폰을 사준 뒤, 여러분의 집에서는 어떤 문제가 가장 먼저 생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