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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아들과 딸이 부모와 언제까지 같이 목욕해도 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찾아보면 4~5세 무렵부터 이성 부모와 목욕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아이들을 키워보니 나이 하나만 가지고 결정하기에는 조금 애매했습니다.
아들은 여섯 살 무렵부터 엄마와 같이 목욕하는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했습니다. 반면 지금 여덟 살인 딸은 정반대입니다. 여전히 아빠인 저와 같이 목욕하고 싶어 하고, 제가 목욕하러 들어가면 따라 들어오려고 할 때도 있습니다.
같은 집에서 자란 아들과 딸인데도 이렇게 달랐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에게는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아들 때처럼 딸도 스스로 싫다고 할 때까지 기다려도 되는 걸까? 아니면 딸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아빠가 먼저 거리를 만들어줘야 하는 걸까?

아들은 여섯 살에 먼저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엄마와 함께 목욕하고 씻겨주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여섯 살 무렵부터 아들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엄마와 같이 목욕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는 굳이 같이 씻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자기 몸에 대해 부끄럽다는 감정을 표현했으니 그 생각을 존중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혼자 하게 했습니다.
아직 혼자 깨끗하게 씻기 어려운 부분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아빠인 제가 도와주었습니다.
그렇게 아들의 목욕은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부모와 분리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딸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아빠 나가"라고 하거나 혼자 씻겠다고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딸은 달랐습니다.
여덟 살 딸은 오히려 아빠와 목욕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 딸은 여덟 살입니다.
그런데 아들과 달리 아직 아빠와 같이 목욕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마보다 저와 목욕하고 싶어 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목욕하러 들어가려고 하면 자기도 같이 들어가겠다고 하고, 같이 목욕하자고 조르기도 합니다.
제가 오늘은 안 된다고 하면 싫다고 떼를 쓰거나 서운해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화를 내면서 "이제 다 컸으니까 아빠랑 목욕하면 안 돼"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아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야단을 치면 상처를 받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왜 이제는 같이 목욕하지 않는 것이 좋은지 여덟 살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딸이 정말 '아빠와 목욕하는 것'을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어렸을 때부터 목욕하면서 아빠와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좋아서 그러는 걸까?
목욕하면서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했으니 딸에게는 목욕 시간이 단순히 몸을 씻는 시간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아빠와 조용히 이야기하고 놀 수 있는 시간이 좋아서 같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검색하면 4~5세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 집은 달랐습니다
궁금해서 인터넷도 찾아보고 유튜브도 찾아봤습니다.
검색해보면 4~5세 정도부터 이성 부모와 목욕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런 이야기를 보고 나니 오히려 고민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우리 아들은 여섯 살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뜻을 존중해 자연스럽게 분리했습니다.
그런데 여덟 살인 딸은 아직 아빠와 같이 목욕하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이야기하는 나이에 맞춰 부모가 먼저 끊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아들 때처럼 아이가 스스로 싫다고 할 때까지 기다려도 되는 걸까?
처음에는 저도 정확한 나이 하나를 찾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직접 키워보니 아들과 딸도 달랐고, 같은 나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가 똑같이 자기 몸을 의식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몇 살이 정답인가'만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보면서 동시에 조금씩 혼자 씻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몸을 가리기 시작하거나, 문을 닫아달라고 하거나, 혼자 씻겠다고 한다면 그 말은 당연히 존중해야 합니다.
반대로 아직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계속 부모와 함께 씻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자연스럽게 혼자 씻을 기회를 만들어주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목욕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아빠와의 시간을 바꿔보려고 합니다
제가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딸의 마음입니다.
어제까지 같이 재미있게 목욕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제 아빠랑 목욕하면 안 돼"라고 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오빠와는 예전에 같이 목욕했는데 자기하고는 왜 안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밀어내는 방식보다는 조금씩 바꿔가는 것이 우리 집에는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이제 네가 많이 컸으니까 혼자 씻어보는 것도 해보자."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해보게 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밖에서 기다렸다가 도와주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만약 딸이 목욕 자체보다 그 시간에 아빠와 놀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이라면, 목욕을 분리한다고 해서 그 시간까지 없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목욕이 끝난 뒤 같이 책을 읽어도 되고, 잠들기 전에 이야기를 해도 되고, 둘이 산책하거나 놀면서 아빠와 딸만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들에게서 배운 것도 있습니다.
아들이 여섯 살에 부끄럽다고 했을 때 그 마음을 존중해 줬던 것처럼 딸의 마음도 존중해주고 싶습니다.
다만 존중한다는 것이 무조건 아이가 원하는 대로 계속 같이 목욕한다는 뜻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기 몸은 자기 것이고, 혼자 씻고 옷을 입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려주는 것도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정확한 답 하나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들은 스스로 먼저 부모와의 목욕을 끝냈지만 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두 아이를 키워보니 같은 집에서도 아이마다 그 시기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여덟 살 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선을 긋기보다는, 이제는 조금씩 혼자 씻는 시간을 늘려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딸이 목욕 시간에 좋아했던 것이 정말 아빠와 함께 놀고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던 것이라면, 그 즐거움은 다른 시간으로 옮겨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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