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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성교육

사촌기 아이가 갑자기 달라졌을 때 2탄 (감정기복,수치심 그리고 바위부모)

nzhappyworld 2026. 8. 29. 00:03

목차


    아이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처럼 말을 걸었을 뿐인데 짜증을 내거나, 별일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방문을 세게 닫고 들어갔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사소한 일이었지만 아이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왜 그러는지 바로 알아내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방문을 닫고 들어가면 곧바로 따라가 이유를 물었습니다. 아이가 대답하지 않으면 같은 질문을 반복했고, 결국 서로 목소리가 커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달라졌다고만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저도 달라져야 했습니다. 아이가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순간마다 바로 답을 요구하기보다 혼자 진정할 시간을 주고, 마음이 가라앉은 뒤 다시 이야기해 보는 방법을 시작했습니다.

     

     

    따라가서 물을수록 더 멀어졌습니다

    아이가 방문을 세게 닫고 들어가면 저는 그냥 두기가 어려웠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됐고,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알고 싶었습니다.

    “왜 그러는데?”

    “말을 해야 알지.”

    “문은 왜 그렇게 세게 닫아?”

    하나라도 해결하고 나와야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화가 난 상태의 아이에게 계속 이유를 물어도 제대로 된 대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는 더 방어적으로 변했습니다.

    “몰라. 그냥 나가.”

    처음에 무엇 때문에 기분이 나빴는지는 사라지고, 서로의 말투 때문에 다시 싸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반복해서 겪으며 모든 문제를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도 화가 났을 때 옆에서 계속 이유를 묻는 사람이 있으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아이 역시 마음을 정리하기 전에 질문을 받으면 더 힘들 수 있겠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혼자 진정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다음부터 아이가 방에 들어가면 바로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모른 척하거나 하루 종일 말을 걸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알았어. 지금은 조금 쉬어.”

    “말하고 싶을 때 엄마에게 이야기해.”

    그 정도만 말한 뒤 물러났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챙겨두기도 했지만, 간식으로 화를 풀게 하거나 사과를 받아내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엄마가 자신을 밀어낸 것은 아니라는 마음만 전하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거실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어떤 날에는 먼저 말을 걸었고, 어떤 날에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모습이 답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날 반드시 모든 답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밥을 먹고 평소처럼 생활하면서 아이가 다시 말을 꺼낼 때까지 조금 기다렸습니다.

    감정과 행동은 따로 이야기했습니다

    아이에게 혼자 있을 시간을 준다고 해서 모든 행동을 괜찮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화가 날 수는 있지만 방문을 너무 세게 닫거나 가족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행동까지 그대로 받아줄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아이의 감정이 가장 격한 순간에는 잘못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조금 가라앉은 뒤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화난 것은 이해해. 그런데 문을 그렇게 세게 닫거나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감정과 행동을 나누어 말하니 저도 설명하기가 조금 쉬워졌습니다. 아이가 화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아이라고 말하지 않았고, 속상한 마음은 인정하면서 지켜야 할 기준을 알려주었습니다.

    저도 언제나 침착했던 것은 아닙니다. 날카로운 말을 들으면 참다가 화를 낸 적도 있었고, 나중에 “조금만 기다릴걸” 하며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는 제 말투가 거칠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이에게 사과했습니다.

    “엄마도 화가 나서 말을 세게 했어. 그건 미안해.”

    부모가 먼저 사과한다고 기준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는 날이 생겼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모두 없애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아이의 기분이 갑자기 달라지면 원인을 찾아 빨리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친구와 다퉜는지, 제가 한 말이 잘못됐는지 계속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도 자기 마음을 정확히 모르는 날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예민한 날도 있었고,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모든 감정에 부모가 바로 답을 찾아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의 짜증을 빨리 없애는 일이 아닙니다. 그 감정 때문에 부모와 아이의 관계까지 함께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방문을 닫았다고 관계가 멀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밥을 먹고, 평소처럼 간식을 건네고, 아이가 말을 걸어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들어주었습니다. 그런 평범한 행동이 아이에게 “그래도 여기는 내 편이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감정이 폭풍처럼 몰려오는 날에는 부모도 함께 흔들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둘 중 한 사람이라도 조금 천천히 반응하면 싸움이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는지는 매번 어렵습니다. 바로 말해야 마음이 풀리는 날도 있고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날도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아이가 방문을 닫으면 곧바로 따라가 답부터 요구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쉬어도 괜찮아. 나중에 이야기하자.”

    아이의 감정을 제가 모두 해결해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다시 나올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고, 진정한 뒤에는 지켜야 할 행동을 차분히 말해주는 것. 그것이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아이와 제가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