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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질문 하나가 날아옵니다.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지,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 내용까지 말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그런 건 나중에 알면 돼”라고 대화를 끝내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를 곤란하게 하려고 물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궁금했기 때문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완벽한 답을 준비하기보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만큼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설명하기 전에 무엇이 궁금한지 물었습니다
아이들의 질문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임신한 사람을 보고 궁금해졌을 수도 있고, 친구에게 동생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물었을 수도 있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당황해서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그런 건 크면 자연스럽게 알게 돼.”
하지만 이 말로 끝내면 아이는 부모에게 다시 질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아이가 무엇을 알고 싶은지 물어봤습니다.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 게 궁금해?”
“엄마 배 속에 어떻게 들어가는지가 궁금한 거야?”
아이의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엄마 배 속에서 아기가 어떻게 숨을 쉬고 자라는지가 궁금했던 것입니다. 저는 그 질문부터 짧게 대답했습니다. 부모가 긴 설명을 먼저 시작하는 것보다 아이의 질문을 정확히 듣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대답했습니다
아이에게 설명할 때 반드시 어려운 말부터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질문한 어린아이에게는 “아빠와 엄마에게 있는 아주 작은 씨앗이 만나 엄마의 몸속에서 아기로 자라기 시작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 씨앗의 이름은 뭔데?”
그때는 조금 더 정확하게 알려줬습니다.
“아빠의 몸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세포를 정자라고 하고, 엄마의 몸에서 만들어지는 세포를 난자라고 해. 두 세포가 만나면 아기로 자라기 위한 첫 단계가 시작되는 거야.”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아, 그렇구나”라고 말하고 장난감을 가지러 갔습니다. 부모에게는 큰 대화처럼 느껴졌지만 아이에게는 궁금한 것 하나를 확인한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질문이 이어지면 한 단계 더 이야기하고, 질문이 멈추면 그날은 거기까지 해도 충분했습니다.
모르는 내용은 아는 척하지 않았습니다
대화를 하다 보면 부모도 바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부모라면 무엇이든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모르는 내용을 억지로 말하면 아이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를 때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그건 엄마도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한번 알아보고 다시 이야기해 줄게.”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내용을 아이의 나이에 맞춰 짧게 전해줬습니다. 부모가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함께 알아보는 모습을 보여주니 아이도 궁금한 것을 숨기지 않고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서 모든 답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내용을 잊지 않고 다시 이야기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정답보다 다음에도 물을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했습니다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몸의 변화나 친구에게 들은 말,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내용에 관해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때 접하는 정보가 언제나 정확하거나 아이에게 알맞은 것은 아닙니다.
첫 질문을 받았을 때 부모가 크게 놀라거나 “그런 것을 왜 물어봐?”라고 화를 내면 아이는 다음부터 부모에게 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혼자 찾아보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도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감정을 숨기려고 애쓰기보다 이렇게 말합니다.
“갑자기 물어봐서 엄마도 조금 당황했어. 그래도 궁금한 것은 물어봐도 괜찮아.”
아이에게 모든 내용을 한 번에 알려주는 것이 성교육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자기 몸을 소중히 여기고, 불편한 상황에서는 싫다고 말하며,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질문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처음에는 “아기는 어떻게 생겨?”라는 한마디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완벽한 대답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조금 내려놓았습니다. 대신 “그래? 어떤 것이 궁금했어?”라고 먼저 묻습니다.
아이의 짧은 질문에 차분히 귀를 기울이고,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솔직하게 알려주는 것. 그리고 다음에도 편하게 질문할 수 있도록 대화를 닫지 않는 것이 제가 아이와 이야기하며 알게 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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