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가족 일상-경험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만 보는 부모, 아이가 느끼는 소외감

nzhappyworld 2026. 9. 24. 00:03

목차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였습니다. 아이에게도 스마트폰이 있었지만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두 시간 정도로 정해 놓았습니다.

    “두 시간 다 사용했으니까 오늘은 그만해야 해.”

    “조금만 더 보면 안 돼?”

    “약속한 시간이 끝났으니까 내일 보자.”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부모가 정한 규칙이니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저희 부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엄마 아빠 또 핸드폰 봐.”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에게는 하루 두 시간이라는 규칙을 만들어 놓고 정작 엄마와 아빠는 아이 옆에서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빠, 이것 좀 봐”라는 말을 여러 번 놓쳤습니다

    아이는 그림을 그리거나 블록을 만들면 저에게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아빠, 이것 좀 봐.”

    그런데 제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때는 바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잠깐만. 이것만 보고.”

    아이는 그림을 들고 옆에서 기다렸습니다. 저는 금방 본다고 말했지만 화면을 넘기다 보면 몇 분이 지나갔습니다. 뒤늦게 고개를 들었을 때 아이는 그림을 식탁에 내려놓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기도 했습니다.

    아이와 놀 때도 비슷했습니다. 몸은 아이 옆에 있었지만 손에는 스마트폰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움직이며 이야기를 만들어도 저는 화면을 확인하며 건성으로 대답했습니다.

    “아빠, 지금 내가 뭐라고 했어?”

    그제야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같은 공간에 앉아 있으니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아빠가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아이가 제 휴대전화를 빼앗거나 크게 화를 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문제를 늦게 알아차렸습니다. 아이가 조용히 기다려줬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 아니라, 제가 아이의 기다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책을 읽어줄 때도 제 눈은 화면을 향했습니다

    밤에 아이를 재울 때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침실에 들어갔습니다. 아이 옆에 누워 있으면서 저는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인터넷을 봤습니다.

    “아빠, 나 잠들 때까지 있어 줘.”

    “응, 여기 있잖아.”

    저는 같은 침대에 누워 있으니 아이의 부탁을 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말을 걸어도 제 눈은 화면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낮에 아이가 책을 소리 내어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옆에서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스마트폰을 봤습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물었습니다.

    “아빠, 재미있었어?”

    저는 줄거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잠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제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한번 보고 책을 덮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스마트폰 그만 보고 책을 읽어”, “이제 화면 끄고 자야 해”라고 말하면서 부모는 아이가 책을 읽는 순간에도 화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하루 사용시간만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부모가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밥을 먹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내려놓았습니다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연락을 확인해야 할 때도 있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사용하지 않겠다는 큰 약속 대신 아이와 함께하기로 한 몇 가지 시간부터 바꿨습니다.

    먼저 식탁에는 스마트폰을 가져오지 않기로 했습니다. 식사 중에 알림이 울려도 급한 연락이 아니면 밥을 다 먹은 뒤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이 갔습니다. 평소 얼마나 자주 화면을 확인했는지 그때 알았습니다.

    스마트폰이 식탁에서 사라지자 아이들의 이야기가 전보다 길어졌습니다. 학교에서 먹은 간식, 쉬는 시간에 한 놀이처럼 작은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아이가 책을 읽을 때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았습니다. 모르는 글자에서 멈추면 함께 읽었고, 재미있는 장면에서는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물었습니다.

    아이가 놀자고 할 때 바로 함께하지 못하면 시간을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아빠가 이것만 마치고 10분 뒤에 같이 놀자.”

    그리고 약속한 시간이 되면 스마트폰을 내려놓았습니다. 아이에게 기다리라고 말한 뒤 다시 화면에 빠지지 않으려고 시계를 확인했습니다.

    대단한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기로 한 시간에는 부모의 시선도 아이에게 두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만 규칙을 지키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하루 두 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용시간을 확인하고 시간이 끝나면 스마트폰을 치우게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 아빠 또 핸드폰 봐”라고 말한 뒤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스마트폰을 정확히 몇 시간 사용했는지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이야기하는 순간 부모의 눈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업무나 연락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아무 설명 없이 화면만 보기보다 아이에게 먼저 말하려고 했습니다.

    “아빠가 지금 답장을 하나 보내야 해. 이것만 보내고 네 이야기 들을게.”

    답장을 마치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를 바라봤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옆에서 계속 기다렸지만, 이제는 기다려야 하는 이유와 끝나는 시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아빠, 이것 좀 봐.”

    저는 화면을 끄고 아이가 내민 종이를 봤습니다. 아이는 학교에서 그린 가족 그림을 하나씩 가리키며 설명했습니다.

    “이건 아빠고, 이건 엄마야. 이건 나야.”

    그림 속 아빠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없었습니다. 별것 아닌 그림이었지만 한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같은 공간보다 서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지금도 엄마와 아빠는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아이의 하루 두 시간 규칙도 그대로 지키고 있습니다. 달라진 점은 아이에게만 화면을 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밥을 먹을 때, 아이가 책을 읽을 때, 함께 놀기로 한 시간에는 부모도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꼭 확인해야 할 일이 있으면 아이에게 이유를 말하고, 일을 마친 뒤 다시 아이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모든 날에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습관적으로 화면을 열었다가 아이와 눈이 마주치는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아이가 했던 두 문장을 떠올립니다.

    “아빠, 이것 좀 봐.”

    “엄마 아빠 또 핸드폰 봐.”

    아이에게는 부모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이야기할 때 바라봐 주고, 책을 읽을 때 들어주며, 함께 놀 때 같은 놀이에 마음을 두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얼마 전 식사를 마친 뒤 제가 스마트폰을 들자 아이가 물었습니다.

    “아빠, 이제 핸드폰 보는 시간이야?”

    “응. 밥 다 먹었으니까 잠깐 확인하려고.”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 장난감을 가지러 갔습니다. 예전처럼 부모가 언제까지 화면만 볼지 기다리는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덜 보라고 말하기 전에 부모인 제가 먼저 화면에서 눈을 떼는 것,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기로 한 시간만큼은 아이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 우리 집의 스마트폰 규칙은 그 작은 변화에서 다시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