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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성장-육아

학교에서 화장실 가는 것을 참는 아이

nzhappyworld 2026. 9. 27. 16:28

목차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아이가 현관문을 열자마자 가방도 내려놓지 않고 화장실로 뛰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 보니 화장실 가는 것을 잊었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날은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다리를 꼬고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학교에서 화장실 안 갔어?”

    제가 물으면 아이는 짧게 대답했습니다.

    “응.”

    처음에는 학교에 화장실이 있는데 왜 집에 올 때까지 참았을까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천천히 이야기를 해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습니다.

    학교 화장실이 싫다는 아이

    어느 날 아이에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학교 화장실 가기 싫어?”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애들이 많아.”

    또 어떤 때는 화장실이 지저분해서 싫다고 했고,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서 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단순히 아이가 화장실 가는 것을 잊어버린 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에게는 별것 아닌 학교 화장실도 아이에게는 불편한 장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장난을 치는 것이 싫을 수도 있고, 사람이 많은 것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왜 화장실에 안 갔어?”라고 따지기보다 아이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먼저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중에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수업 시간에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왜 선생님께 말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화장실 가고 싶으면 선생님한테 말하면 되잖아.”

    제가 말하자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수업하는데 말하기가 싫어.”

    아이 입장에서는 수업 중에 손을 들고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친구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고, 수업을 방해하는 것 같아 말을 못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화장실 가고 싶으면 너무 참지 말고 선생님한테 말해도 돼.”

    그리고 집에서 짧게 연습도 해봤습니다.

    “선생님, 화장실 다녀와도 돼요?”

    제가 선생님 역할을 하고 아이가 말해보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웃었지만 몇 번 말해보니 전보다 자연스럽게 따라 했습니다.

    혼내기보다 언제 화장실을 가는지 물었습니다

    예전에는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면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학교에서 갔어야지.”

    하지만 같은 말을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이미 화장실을 오래 참다가 집에 온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꿨습니다.

    “오늘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갔어?”

    “점심 먹고는 갔어?”

    이렇게 물으면 아이도 훨씬 편하게 대답했습니다.

    어떤 날은 점심시간에 한 번 갔다고 했고, 어떤 날은 학교에 있는 동안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며칠 동안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이가 학교에서 화장실을 언제 이용하는지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화장실이 아주 급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쉬는 시간에 미리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조금씩 먼저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도 예전처럼 “왜 또 참았어?”라고 말하기보다 먼저 물어봤습니다.

    “오늘은 화장실 가기 어려웠어?”

    아이가 이야기하면 바로 잔소리하지 않고 들어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이가 먼저 말했습니다.

    “오늘은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갔어.”

    저는 크게 칭찬하기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잘했어. 너무 오래 참는 것보다 가고 싶을 때 가는 게 편하지?”

    어른이 보기에는 학교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이 아주 작은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수업 중 손을 들고 선생님에게 말하는 것부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아이가 학교에서 화장실을 참았다고 하면 이유부터 따지기보다 이렇게 물어보려고 합니다.

    “학교 화장실에서 불편한 게 있어?”

    “언제 화장실 가는 게 제일 편해?”

    아이의 말을 천천히 들어보니 일부러 화장실을 참는 것이 아니라 아이 나름대로 불편하고 어려운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학교에서도 자신의 불편함을 조금씩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카테고리: 아이 성장·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