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이 성장-육아

부모의 재정 상태를 아이에게 얼마나 알려줘야 할까?

nzhappyworld 2026. 9. 22. 08:04

목차


    아이들이 크면서 갖고 싶어 하는 물건의 가격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작은 자동차나 스티커 한 장으로도 만족했는데, 요즘은 친구가 가진 장난감이나 전자기기를 보고 와서 같은 것을 사달라고 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장난감 가게에서 아들이 큰 레고 상자를 가리켰습니다.

    “아빠, 친구도 이거 있어. 나도 사주면 안 돼?”

    가격표를 본 저는 반사적으로 “너무 비싸. 안 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우리 집은 돈이 없어?”라고 물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라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형편을 솔직히 알려주는 것과 어른의 걱정을 아이에게 떠넘기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를 설명하기보다, 우리 가족이 돈을 어떤 순서로 쓰는지 이야기해 주기로 했습니다.

     

    “우리 집은 돈이 없어”라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우리 집에 돈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 처음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무조건 괜찮다고 말하기에는 현실과 달랐고, 그렇다고 생활비나 통장 잔액을 자세히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며칠 뒤 아이가 다시 장난감을 이야기했을 때 저는 조금 다르게 설명했습니다.

    “우리 집에 필요한 돈이 따로 있어. 먹을 것도 사고 학교에 필요한 것도 준비해야 하니까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살 수는 없어.”

    아이는 처음에는 실망했지만 왜 당장 사지 않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부모의 경제적인 걱정을 아이가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돈을 쓰는 데에는 선택과 순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필요한 것과 갖고 싶은 것을 함께 나눠봤습니다

    어느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필요한 물건을 적어봤습니다. 학교에서 사용할 공책과 운동화, 간식, 장난감이 목록에 올라왔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어떤 물건이 지금 꼭 필요한지 물었습니다. 아이는 처음에는 장난감을 먼저 골랐지만 운동화가 작아졌다는 이야기를 하자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럼 운동화를 먼저 사고 장난감은 나중에 사면 돼?”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장난감을 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물건부터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함께 목록을 적으니 대화가 “사줘”, “안 돼”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고, 저는 왜 다른 물건을 먼저 사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갖고 싶은 마음을 없애려 하기보다 우리 집에서 지금 살 수 있는 것을 함께 정하는 편이 대화하기 수월했습니다.

    바로 사지 않고 일주일을 기다려 봤습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할 때마다 바로 대답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만으로 거절하면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부모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일주일 정도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에도 갖고 싶으면 다시 이야기해 보자.”

    처음에는 아이가 매일 같은 장난감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다른 놀이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일주일이 지나도 여전히 원하는 물건은 왜 갖고 싶은지 다시 물어봤습니다.

    일주일을 기다린다고 꼭 사주겠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갖고 싶다면 필요한 이유와 가격을 다시 살펴보자는 약속이었습니다. 기다린 뒤에도 요구는 있었지만, 저도 그 자리에서 급하게 거절하지 않고 생각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통장 숫자보다 돈을 쓰는 기준을 알려줬습니다

    아이에게 우리 집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자세히 알려주는 것은 아직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가족이 생활하면서 돈을 어디에 먼저 쓰는지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장을 보러 갈 때는 미리 적어둔 목록을 보여주고, 필요한 물건을 먼저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아이가 다른 과자를 고르면 집에 있는 간식부터 확인했습니다.

    가끔은 계획하지 않았던 물건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도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결정했습니다.

    아이에게 돈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너무 자세히 말하면 걱정을 줄까 염려되고,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면 원하는 물건을 사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아이에게 통장 잔액보다 돈을 쓰는 기준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필요한 지출을 먼저 준비하고, 갖고 싶은 물건은 형편에 맞게 함께 상의하는 것입니다. 모든 가정이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우리 집에서는 막연하게 “돈이 없어”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대화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