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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생활습관

아이가 친구의 나쁜 습관을 따라 하기 시작할 때

nzhappyworld 2026. 9. 25. 09:40

목차


    아들이 4학년이 되면서 전에는 하지 않던 거친 말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에게 퉁명스럽게 말하고, 제가 주의를 주면 친구들도 다 그렇게 한다며 대꾸했습니다. 처음에는 함께 어울리는 친구 때문이라고 생각해 만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지켜보면서 친구를 떼어 놓는 것보다 스스로 행동을 선택하는 기준을 알려주는 일이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친구와 놀지 말라는 말부터 했습니다

    아이가 동생에게 욕을 하거나 부모에게 대드는 모습을 보자 화부터 났습니다. 평소에는 쓰지 않던 말이라 가장 가까이 지내는 친구에게 배웠다고 단정했습니다.

    “그 친구를 만나고 나서 네가 달라졌어.”
    “앞으로는 그 친구하고 놀지 마.”

    아들은 곧바로 입을 닫았습니다. 누구와 놀았는지 물으면 “몰라”라고 짧게 답했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잘 말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를 만나지 못하게 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이가 저에게 친구 이야기를 숨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다가 두 아이는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만나지 말라고 해도 쉬는 시간과 수업 시간에는 계속 마주칩니다.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관계를 억지로 끊으려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가 아니라 아이의 행동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뒤로는 “오늘 그 친구와 놀았어?”라고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가 직접 본 행동만 짚었습니다.

    “화가 난 것은 이해해. 그래도 동생에게 그런 말은 하면 안 돼.”
    “친구가 쓰는 말이어도 네가 꼭 따라 쓸 필요는 없어.”

    아들은 처음에는 “친구들도 다 그래”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누가 먼저 했는지를 따지기보다 우리 집에서 지켜야 할 기준을 다시 말했습니다. 화가 날 수는 있지만 욕을 하거나 상대를 무시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이야기한다고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말을 여러 번 해야 했고, 아이가 방문을 닫고 들어가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친구를 나쁘다고 말할 때보다 자신의 행동을 이야기할 때 아이의 반발이 조금씩 줄었습니다.

    집에서 본 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몇 번 거친 말을 했다고 학교에서도 늘 같은 행동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께 수업 중 말투나 친구 관계에 달라진 점이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학교에서 특별히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아이에게도 질문을 바꿔 보았습니다.

    “그 친구와 놀 때 무엇이 재미있어?”

    아들은 장난을 잘 받아주고 함께 게임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습니다. 저에게는 걱정되는 친구였지만 아들에게는 편하고 재미있는 친구였습니다.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문제가 생겨도 아이가 말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직접 만나보니 다르게 보였습니다

    고민 끝에 그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멀리하게 하고 싶었던 아이를 제가 먼저 부르는 일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아들의 말만 듣고 판단하기보다 직접 만나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아이가 간식을 먹고 노는 동안 저는 일부러 훈계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가끔 거친 표현을 썼지만 웃음이 많았고, 제가 편하게 말을 걸자 학교 이야기도 잘했습니다.

    직접 만나고 나니 한두 가지 행동만으로 ‘나쁜 아이’라고 부른 제 판단이 성급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날부터 아들 앞에서 친구를 나쁜 아이로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를 막기보다 우리 집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아들은 지금도 그 친구와 지냅니다. 그렇다고 거친 행동을 모른 척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에게 함부로 말하거나 동생에게 욕을 하면 그 자리에서 짧게 멈추게 합니다.

    “친구와 노는 것은 괜찮아. 하지만 어떤 말을 쓸지는 네가 선택해야 해.”

    처음에는 같은 상황이 반복됐지만 집에서 욕하는 횟수와 대드는 말투가 조금씩 줄었습니다. 잘못된 말을 한 뒤 스스로 멈추거나 동생에게 다시 말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완전히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자기 행동을 돌아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친구를 모두 골라줄 수는 없습니다. 대신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따라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하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친구 관계를 막는 것보다 아이 안에 기준을 만들어 주는 일이 더 오래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