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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성장-육아
체육 시간만 싫어하는 아이, 운동이 싫은 줄만 알았습니다.
nzhappyworld
2026. 10. 5. 15:14
아들은 다른 수업에서 있었던 일은 비교적 잘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과학 시간에 실험했어.”
“미술 시간에 그림을 완성했어.”
그런데 체육 이야기만 나오면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오늘 체육 시간에는 뭐 했어?”
“몰라. 체육 싫어.”
처음에는 운동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아이에게 운동을 잘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체육이 있는 날 아침이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거나 체육복을 챙기는 것을 미루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습니다.
운동을 못해서 싫은 것인지 먼저 물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체육복을 가방에 넣지 않고 있었습니다.
“오늘 체육 있는 날 아니야?”
제가 묻자 아이는 체육복을 만지작거리며 말했습니다.
“체육 안 하면 안 돼?”
처음에는 “학교 수업인데 해야지”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가방에 넣어주는 것만으로는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뒤 다시 물었습니다.
“달리기가 힘들어서 체육이 싫어?”
“공을 잘 못 던져서 그래?”
아이는 둘 다 아니라고 했습니다. 계속 질문하자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제가 짐작한 이유를 계속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아이가 말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체육 시간에 가장 싫은 순간이 언제야?”
아이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팀 정할 때.”
친구들이 팀을 정하는 시간이 불편했습니다
체육 시간에는 두 팀으로 나누어 공놀이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대표로 뽑힌 아이들이 자기 팀에 들어올 친구를 한 명씩 선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의 이름이 먼저 불렸고 아들은 뒤쪽까지 남는 일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에 선택될 때마다 자신이 운동을 못하는 아이가 된 것 같아 창피했다고 했습니다.
“아무도 너를 놀린 것은 아니야?”
“놀리지는 않았어. 그런데 나만 남으면 애들이 다 보잖아.”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아이가 운동 자체를 싫어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달리거나 공을 차는 것보다 친구들 앞에서 늦게 선택되는 순간이 더 힘들었던 것입니다.
저는 아이에게 왜 진작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왜 말하지 않았어?”라고 하면 아이는 설명하지 않은 것까지 자기 잘못으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기다리면 많이 불편했겠다.”
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말보다 부담을 줄여주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공 던지는 연습을 많이 시키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힘들어한 것은 운동 실력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연습하면 잘할 수 있어”라는 말부터 하지 않았습니다.
“체육을 제일 잘할 필요는 없어.”
“오늘 한 번 참여한 것만으로도 괜찮아.”
“힘든 일이 있으면 아빠에게 말해도 돼.”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체육을 잘하는 방법보다 못하더라도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말을 듣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말에는 아이가 원할 때만 함께 공을 주고받았습니다. 자세를 계속 고쳐주거나 몇 번 성공했는지 세지 않았습니다.
공을 놓쳐도 다시 던져주고 아이가 그만하고 싶다고 하면 멈췄습니다. 처음에는 금방 그만뒀지만 며칠 뒤에는 아이가 먼저 공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에게도 아이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알렸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바로 학교에 항의하지는 않았습니다. 누가 잘못했다고 단정할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담임 선생님에게 아이가 체육 시간의 팀 나누기를 부담스러워한다는 내용을 조심스럽게 전했습니다. 아이가 운동을 거부한다기보다 마지막까지 남는 상황을 창피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직접 팀원을 선택하지 않고 번호나 색깔로 팀을 나누는 방법도 사용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아이가 갑자기 체육을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체육이 있는 날에는 귀찮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체육복을 숨기거나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는 일은 조금 줄었습니다.
어느 날 제가 물었습니다.
“오늘 체육은 어땠어?”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오늘은 그냥 괜찮았어.”
대단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저는 그 말이 반가웠습니다.
체육이 싫다는 말 뒤에 다른 마음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들이 운동을 싫어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수업이니 참고 참여해야 한다는 말부터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싫어한 것은 운동 전체가 아니었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마지막까지 선택을 기다리는 순간과 자신이 못하는 아이처럼 보이는 상황이 힘들었던 것입니다.
아이의 “싫어”라는 말만 듣고 게으르거나 끈기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마음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 아이가 특정 수업만 싫다고 하면 바로 참고 하라고 말하기 전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려고 합니다.
“그 시간 중에서 언제가 가장 힘들어?”
운동이 힘든지, 실수하는 것이 창피한지, 친구들과 팀을 나누는 일이 불편한지에 따라 부모가 도와줄 방법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체육 실력이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체육시간을 혼자 견뎌야 하는 일로 느끼지는 않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가 모든 운동을 잘하기보다 못하는 일이 있어도 자기 마음을 부모에게 편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카테고리: 아이 성장-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