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아들과 딸이 부모와 언제까지 같이 목욕해도 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찾아보면 4~5세 무렵부터 이성 부모와 목욕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아이들을 키워보니 나이 하나만 가지고 결정하기에는 조금 애매했습니다. 아들은 여섯 살 무렵부터 엄마와 같이 목욕하는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했습니다. 반면 지금 여덟 살인 딸은 정반대입니다. 여전히 아빠인 저와 같이 목욕하고 싶어 하고, 제가 목욕하러 들어가면 따라 들어오려고 할 때도 있습니다. 같은 집에서 자란 아들과 딸인데도 이렇게 달랐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에게는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아들 때처럼 딸도 스스로 싫다고 할 때까지 ..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쯤 되면서 성에 관한 질문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아침에 자고 일어난 뒤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궁금해하기도 했고, 남녀의 관계나 키스와 뽀뽀의 차이처럼 전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것을 궁금해했습니다.저는 아이를 앉혀놓고 “너는 어디까지 알고 있어?”라고 물어본 적은 없습니다.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하나를 이야기하면 조금 더 물어보고, 아이가 대답하면 그 대답을 따라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었습니다.그러다 보니 저도 몰랐던 아이의 이야기를 하나씩 듣게 됐습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몰랐던 것도 많았습니다학교에서 배운 것도 있었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알게 된 것도 있었습니다. 유튜브를 보다가 성인과 관련된 광고나 내용을 접..
저는 열다섯 살에 처음 생리를 했습니다.생리라는 것을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 몸에서 처음 피가 나오는 것을 보니 놀랐습니다. 알고 있는 것과 직접 겪는 것은 달랐습니다.그때 제가 가장 먼저 이야기한 사람도 엄마가 아니었습니다. 친구들이었습니다.엄마와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엄마와 사이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생리 이야기는 친구들에게 먼저 하게 됐습니다. 엄마에게 이야기하게 된 것도 생리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지금 제가 엄마가 되어 딸을 생각해보니 그때 제 마음이 조금 이해됩니다. 부모와 아무리 가까워도 아이에게는 친구에게 먼저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그래서 딸이 첫 생리를 했을 때 엄마에게 바로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해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 전까지 웃고 있던 아이가 갑자기 표정이 굳을 때가 있습니다. 별것 아닌 말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짜증을 내기도 하고,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아이의 감정을 따라갔습니다. 아이가 짜증을 내면 저도 기분이 상했고, 말투가 거칠어지면 “왜 엄마한테 그렇게 말해?”라는 말부터 나왔습니다. 그러면 아이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저 역시 화가 났습니다. 나중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감정이 흔들릴 때마다 나까지 같이 흔들리면 결국 둘 다 힘들어지는 것 아닐까. 아이의 기분을 당장 고쳐놓으려고 하기보다, 조금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별말도 안 했는데 아이 표정이 달라질 때가 있었습니다사춘기가 되면서 가장 낯설었던 것 중 하나는 아이의 기분이었습니다.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질문 하나가 날아옵니다. "아기는 어떻게 생겨?" 부모 입장에서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지, 너무 자세히 알려주는 건 아닌지, 그냥 "크면 알게 돼"라고 넘어가도 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이는 부모를 곤란하게 만들려고 질문한 것이 아닙니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모가 완벽한 성교육을 준비하기보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갑자기 "아기는 어떻게 생겨?"라고 물어본다면아이들의 질문은 예고가 없습니다. 임신한 사람을 보고 갑자기 물어볼 수도 있고, 친구에게 동생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질 수도 있습니다. 부모는 당황합니다. "그런 건 나중에 알..
아이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아, 왜 또!”라는 대답이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먼저 이야기하고,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잘하던 아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대답이 짧아지고 방문을 닫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당황했습니다. 사춘기가 오면 아이가 변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막상 내 아이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습니다.특히 힘들었던 건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잔소리처럼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숙제했어?”, “오늘 학교는 어땠어?”, “학원 갈 준비해야지” 같은 평범한 말에도 아이 표정이 먼저 굳었습니다. 그때는 아이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제가 말을 거는 방법부터 조금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