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처음에는 분명 좋게 말했습니다.“이제 그만하고 정리하자.”한 번 말하고 두 번 말했는데도 아이가 듣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집니다.“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그 순간에는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입을 꾹 다물거나 방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면 제 마음도 편하지 않았습니다.‘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나?’그러다가도 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렇다고 잘못한 걸 그냥 넘어갈 수도 없잖아.’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이 사이에서 자주 흔들렸습니다. 화를 내고 나면 미안하고, 미안해서 너무 부드럽게 말하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그러다 어느 순간 생각을 조금 바꿔봤습니다.아이에게 한 번도 화를 내지 않는..
아이 입에서 처음 욕이 튀어나온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내가 잘못 들었나?’한 번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분명했습니다. 아이가 욕을 한 겁니다.머릿속에서는 곧바로 여러 생각이 지나갔습니다.‘친구한테 배웠나?’‘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내가 아이를 잘못 키우고 있는 건가?’그리고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습니다.“그런 말 어디서 배웠어?”지금 생각하면 참 이상합니다.아이의 욕은 몇 초였는데, 제 잔소리는 몇 분이나 계속됐습니다.욕이 왜 나왔는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욕을 했다는 사실 하나에만 매달렸습니다.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일은 그다음부터였습니다.제가 그렇게 화를 냈으니 아이가 다시는 안 할 줄 알았습니다.반대였습니다.며칠 지나자 또 나왔습니다.그때 처음 궁금해졌습니다.‘혹시..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가장 자주 겪었던 것 중 하나가 콧물이었습니다.특히 첫아이 때는 콧물만 나도 감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아이는 어디가 어떻게 불편한지 설명하지 못합니다.“목이 아파?”“코가 간지러워?”“몸이 아파?”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할 수 없는 나이였습니다.그래서 콧물이 계속되면 감기가 오래가는 건가 싶어 병원에 갔고, 조금 괜찮아졌다가 다시 콧물이 나면 또 감기에 걸렸나 생각했습니다.그러다 둘째, 셋째까지 키우면서 저도 조금씩 육아 ‘경력’이 생겼습니다. 아이의 콧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콧물이 날 때 함께 나타나는 행동을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처음에는 그저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긴 제 나름의 관찰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제가 아이를 보면서 ..
“이제 몇 살인데 아직도 엄마랑 자려고 해?”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 번쯤 듣게 되는 말입니다.친구 아이는 벌써 자기 방에서 혼자 잔다고 하고, 인터넷을 찾아보면 몇 살부터 분리수면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그러다 보면 부모 마음이 급해집니다.‘우리 아이만 늦는 건 아닐까?’‘계속 같이 자면 혼자 자는 습관을 못 배우는 건 아닐까?’저 역시 처음에는 분리수면을 ‘몇 살부터 시작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같은 나이라도 정말 달랐습니다.어떤 아이는 자기 방을 만들어주자 신나서 혼자 잤고, 어떤 아이는 불을 끄는 순간 부모를 찾았습니다. 잘 자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부모 방으로 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그래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숙제했어?”“응, 했어.”그런데 가방을 열어보니 숙제는 그대로였습니다.“양치했어?”“했어.”칫솔은 마른 채 놓여 있었습니다.예전의 저는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 않았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했어”라고 말하니 화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처음에는 버릇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 정확하게 물어보고, 확인하고, 때로는 야단도 쳤습니다.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아이가 일부러 저를 속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정말 자기가 했다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을 때도 있었습니다.그때부터 제 질문이 조금 달라졌습니다.‘혹시 이 아이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닐까?’그 과정에서 알게 된 ..
하루 종일 잘 뛰어놀던 아이가 잠자리에 들 무렵 갑자기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부모는 당황합니다.조금 주물러주면 괜찮아져 잠들기도 하고, 다음 날 아침에는 언제 아팠냐는 듯 다시 뛰어다닙니다.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키가 크느라 그런가?”저도 ‘성장통’이라는 말을 들으면 처음에는 말 그대로 키가 크면서 다리가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그런데 알아보니 이름 때문에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성장통이라고 부르지만 뼈가 자라는 것 자체가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그보다 부모인 제가 더 궁금했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그럼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할 때, 어디까지는 지켜봐도 되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 걸까?”결국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성장통을 직접 판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