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갑자기 찢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종이를 왜 찢어?”라고 먼저 혼냈을 텐데, 그날은 아이의 표정이 유난히 어두웠습니다.“마음에 안 들어서 찢은 거야?”제가 물었지만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뒤 아이가 울먹이며 말했습니다.“엄마는 맨날 언니만 봐.”그 말을 듣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세 아이에게 같은 음식을 챙겨주고, 필요한 물건도 비슷하게 사주며 공평하게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느낀 공평함은 부모가 생각한 것과 달랐습니다.대회 준비를 돕는 동안 다른 아이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첫째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미술대회를 준비하던 몇 달 동안 아내는 자주 첫째 옆에 앉아 그림을 봐줬습니다.“여기는 어떤 색으..
아이가 어렸을 때 말을 조금씩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생각이 말보다 빨라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말을 멈출 때마다 제가 재촉하면서, 아이는 말하기 전부터 제 표정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그 모습을 보고 아이의 말을 빨리 고치기보다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식탁에서 아이가 “나 말 못 해”라고 울었습니다어느 날 저녁 식탁에서 아이에게 물었습니다.“오늘 유치원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아이는 입을 열었지만 첫마디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저는 기다리지 못하고 말했습니다.“친구하고 블록 놀이했다는 거야?”그러자 아이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나 말 못 해.”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저는 아이가 힘들어 보일 때마다 도와..
아이가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고 말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아픈 줄 알고 걱정했지만,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멀쩡하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학교 가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제가 묻자 아이는 억울한 표정으로 “진짜 아파”라고 대답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배를 움켜쥐고 현관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꾀병인지 따지는 것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아프다고 말하는지 먼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금방 괜찮아졌습니다처음에는 아이가 아프다고 할 때마다 체온을 재고 무엇을 먹었는지 물었습니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면 학교에 보내려고 했습니다.“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학교에 가면 친구들하고 놀다가 잊어버릴 ..
아이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소리를 지르고 가까이 있는 물건을 던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버릇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 크게 혼냈습니다. 그러나 야단칠수록 아이의 목소리는 커졌고 저도 감정을 참기 어려웠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아이만 바꾸려고 했던 제 대응부터 돌아보게 되었습니다.큰소리로 혼내면 잠시 멈출 뿐이었습니다아이가 장난감을 던지면 저는 곧바로 “당장 그만해”, “또 던지면 전부 버릴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큰소리로 혼내면 아이는 잠시 멈췄지만 마음이 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입을 다문 채 방으로 들어가거나 시간이 지난 뒤 다른 일로 다시 짜증을 냈습니다.저도 처음에는 아이가 부모의 말을 무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잘못을 가르치려고 계속 말했고, 아이는 혼나는 상황에서 벗..
놀이터에 가면 다른 아이들은 금방 어울려 뛰어놀았지만, 우리 아이는 제 옆에 서서 한참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유치원에서도 먼저 인사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했습니다.“친구한테 먼저 인사해봐.”“가만히 있지 말고 같이 놀아.”“조금 더 씩씩하게 말해야지.”아이를 도와주려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아이에게는 “지금의 너는 부족하다”는 뜻처럼 들렸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일은 유치원 발표가 있던 날이었습니다.사진을 여기에 넣으세요 발표를 시켰다가 아이가 울어버렸습니다유치원에서 아이들이 한 명씩 앞에 나가 자기가 그린 그림을 설명하는 날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전날부터 발표하기 싫다고 말했습니다.“사람들이 나만 보면 어떡해?”“말이 생각 안 나..
아이가 어느 날부터 눈을 자주 깜빡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먼지가 들어갔거나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같은 모습이 반복되자 저도 모르게 아이의 눈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눈이 불편해?”“눈이 간지러워?”“일부러 그러는 거야?”아이는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저는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으로 물어본 말이었지만, 아이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계속 감시받는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왜 자꾸 눈을 깜빡여?”라고 계속 물었습니다처음에는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알고 고치면 금방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방금 또 눈을 깜빡였어.”“그렇게 하지 말고 눈에 힘을 줘봐.”“친구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제가 말할수록 아이는 제 앞에서 눈을 더 크게 뜨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