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여덟 살이 되면서 책 읽는 시간을 자꾸 피했습니다. 처음에는 공부하기 싫어서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이 옆에서 책을 함께 읽어보니 게으른 것이 아니라 어려운 책 앞에서 자신감을 잃고 있었습니다. 책을 펴면 다른 행동부터 했습니다숙제 시간이 되면 저는 아이가 몇 쪽을 읽었는지부터 확인했습니다. 아이가 창밖을 바라보면 집중하라고 말했고, 틀린 답을 쓰면 지우고 다시 풀게 했습니다.“이것만 끝내면 놀 수 있어.”아이에게 힘을 주려고 한 말이었지만 아이는 책 읽기를 빨리 끝내야 하는 숙제로 받아들였습니다. 모르는 내용이 나와도 질문하지 않고 다음 줄로 넘어갔습니다.제가 “왜 이것도 모르니?”라고 말한 날에는 아이의 표정이 더 굳었습니다. 아들은 책을 덮거나 물을 마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아침마다 쉽게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알람을 여러 번 꺼도 다시 잠들었고, 결국 제가 옷과 가방까지 챙겼습니다. 처음에는 게으르다고 생각했지만 매일 대신 준비해 주는 행동도 아이가 스스로 일어날 기회를 줄이고 있었습니다. 여러 번 깨울수록 더 버티려고 했습니다처음 알람이 울리면 저는 방문을 열고 아들을 불렀습니다. 그래도 일어나지 않으면 이불을 걷고 몸을 흔들었습니다.“이제 일어나야 해. 학교 늦겠어.”아들은 눈을 감은 채 “조금만 더 잘래”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5분마다 방에 들어갔고 시간이 부족해지면 목소리가 커졌습니다.“엄마가 몇 번을 깨워야 해?”“나도 일어나려고 했어.”서로 화를 내다 보면 아침밥을 거르거나 준비물을 빠뜨리는 날도 있었습니다. 학교에 늦지 않게 보내는 것이 ..
네 살 아들은 저녁마다 양치할 시간이 되면 소파 뒤나 자기 방으로 도망갔습니다. 조금 전까지 잘 놀던 아이가 “이 닦자”라는 말을 듣는 순간 표정부터 달라졌습니다.처음에는 어떻게든 닦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입을 다물면 억지로 벌렸고, 움직이지 못하게 안은 채 이를 닦아준 날도 있었습니다. 그날 양치는 어떻게든 끝났지만 다음 날은 더 힘들었습니다. 아이는 칫솔만 봐도 울거나 도망갔습니다.저는 이를 깨끗하게 닦는 것만 생각했는데 아이에게는 양치 시간이 부모에게 붙잡히는 싫은 시간으로 남고 있었던 것입니다.매일 같은 싸움을 반복하다 보니 한 번 완벽하게 닦이는 것보다 아이가 스스로 욕실로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이유부터 지켜봤습니다“왜 양치하기 싫어?”..
우리 아이가 네 살 무렵에는 밥 먹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힘들었습니다. 밥을 차려 놓으면 두세 숟갈만 먹고 의자에서 내려갔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준비해도 몇 번 집어 먹는 것이 전부였습니다.저는 아이가 제대로 크지 못할까 봐 걱정했습니다.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밥그릇을 들고 따라다녔고,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여주면서 입에 밥을 넣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겨우 한 끼를 먹이고 나면 마음이 놓였지만 다음 식사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돌이켜보면 저는 아이의 배고픔보다 먹은 양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배고픔을 느끼고 식사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따라다니며 먹여주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밥 한 숟갈을 두고 실랑이했습니다식사 때마다 제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은 비슷했습..
우리 아들의 방은 늘 장난감과 책, 옷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자동차는 바닥에 줄지어 놓여 있었고 블록 사이에는 종이와 색연필이 섞여 있었습니다. 책상 위에도 학용품과 장난감이 쌓여 숙제할 자리를 찾기 어려운 날이 많았습니다.처음에는 방문 앞에서 “방 좀 정리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장난감만 만지작거렸습니다.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제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답답해진 제가 대신 치웠습니다.다음 날이면 방은 다시 어질러졌습니다. 아이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아빠, 내 자동차 어디 있어?”라고 물었습니다. 정리를 가르치려고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제가 치우고 아이는 다시 어지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장난감을 버리겠다는 말에 싸움만 커졌습니다처음에는 아..
우리 아들은 먹는 욕심이 있는 편입니다. 과일이나 사탕,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이 있으면 동생들보다 많이 먹으려고 했습니다.맛있는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면 자기 밥그릇에 먼저 가져갔고, 동생들이 아직 먹지 않았는데도 남은 음식을 더 가져갈 때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은 조금만 먹거나 그대로 남기기도 했습니다.처음에는 단순히 식성이 좋은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 아이가 함께 먹다 보니 한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먼저 가져가면 다른 아이가 먹을 몫이 부족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동생들도 먹어야 하니까 그만 가져가.”같은 말을 자주 했지만 그 순간에만 멈출 뿐, 비슷한 일이 다시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혼내기보다 우리 가족이 함께 지킬 수 있는 식사 규칙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맛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