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이 태어난 뒤였습니다.어느 날 아들이 바닥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기어 다니면서 아기처럼 “응애, 응애” 하고 울기까지 했습니다.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동생이 입에 물고 있던 쪽쪽이를 슬쩍 빼앗기도 했습니다.“너 왜 그래? 이제 오빠잖아.”저희도 모르게 이런 말을 자주 했습니다.동생을 괴롭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오빠가 그러면 안 되지.”지금 생각하면 아들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어제까지 자신에게 향하던 가족의 관심이 어린 동생들에게 나뉘기 시작했고, 주변에서는 자꾸만 자신을 ‘오빠’라고 불렀습니다.그런데 정작 아들은 아직 어린아이였습니다.그때는 저도 그런 생각까지 하지 못했습니다.그저 동생이 생기면 첫째가 질투도 하고 조금 달라..
아들이 유치원에 다니던 때였습니다.어느 날 집에 돌아온 아이 얼굴을 보는데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얼굴이 왜 그래?”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누가 때렸어?”다시 물어봐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아이 얼굴에는 분명 상처가 있는데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으니 부모인 제 머릿속에서는 별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습니다.‘혹시 유치원에서 계속 맞고 다니는 건가?’‘무서워서 말을 못 하는 건가?’‘오늘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닌 건 아닐까?’저희 집에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지키게 했던 원칙이 하나 있었습니다.화가 나더라도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저 역시 어릴 때 동생들과 싸우면서 컸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형제끼리든 친구끼리든 폭력을 쓰지 말라고 가르쳤습니다.그런데 참..
우리 아들은 초등학교 2학년 무렵 학교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아이였습니다.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학교생활도 잘하는 편이었습니다.그런데 이상하게 집에만 오면 달라졌습니다.신발을 벗자마자 짜증을 내기도 하고, 우리가 별뜻 없이 한마디 물어봐도 퉁명스럽게 대답할 때가 있었습니다.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학교에서는 잘한다는데 왜 집에만 오면 이러지?”솔직히 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건가?”그런데 지나고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하루 종일 참았던 아이가 집에서 터졌다생각해 보면 아이도 학교에서 하루 종일 자기 나름대로 참고 있었습니다.수업 시간에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고,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합니다. 친구가 장난을 쳐도 마음대로 화를 낼 수 없고,..
시험지를 들고 온 아이에게 저도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말했습니다.“역시 우리 아들은 똑똑해.”“잘했어.”칭찬이니까 당연히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들의 경험담이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다 보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마다 “똑똑하다”, “최고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아이가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봐 주는 칭찬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생각해 보면 이유는 단순했습니다.아이는 항상 좋은 결과만 낼 수 없으니까요.“똑똑하다”는 칭찬이 부담이 될 때아들이 좋은 점수를 받아오면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넌 역시 머리가 좋아.”그런데 이런 칭찬을 계속 듣는 아이는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이걸 틀리면 나는 똑똑하..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몇 살부터 줘야 하는지, 얼마를 줘야 하는지, 집안일을 하면 돈을 줘도 되는지 부모마다 생각도 조금씩 다릅니다.저도 처음에는 ‘몇 살부터 얼마를 주면 된다’는 식으로 어느 정도 기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변 부모들의 경험을 들어보고 금융교육 자료들을 찾아보니, 나이와 금액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아이가 돈을 직접 써보고, 모아보고, 때로는 너무 빨리 써버리는 경험까지 해보는 것입니다.용돈 교육은 돈을 아끼는 아이를 만드는 것만이 목적은 아닙니다. 한정된 돈 안에서 무엇을 먼저 살지 선택하고, 갖고 싶은 것을 위해 기다리고, 자신이 한 선택의 결과를 경험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용돈은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용돈을 몇 살..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처음에는 분명 좋게 말했습니다.“이제 그만하고 정리하자.”한 번 말하고 두 번 말했는데도 아이가 듣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집니다.“엄마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그 순간에는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입을 꾹 다물거나 방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면 제 마음도 편하지 않았습니다.‘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나?’그러다가도 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렇다고 잘못한 걸 그냥 넘어갈 수도 없잖아.’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이 사이에서 자주 흔들렸습니다. 화를 내고 나면 미안하고, 미안해서 너무 부드럽게 말하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그러다 어느 순간 생각을 조금 바꿔봤습니다.아이에게 화를 전혀 내지 ..